15년 전 오늘 열린 금강산 육로 관광 ‘감회’

금강산·평창 올림픽 남북 화해 모멘텀
故 정몽헌 일행 87명 2003년 2월5일 육로방북
9월부터 육로 열어 24개월간 관광객 100만 명
본보 창간의 해 육로 개통…15년만에 빛볼까

2018.02.04 21:14:50

15년 전인 2003년 2월 5일 현대아산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금강산 육로관광길 사전답사에 앞서 취재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충북일보 DB
[충북일보]2003년 2월 5일 오전 6시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경기도 하남시 정주영 명예회장 묘소 앞에서 굵은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의 묘 앞에 선 정 회장의 마음은 착잡했다. 대북 비밀송금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참배를 마치고 오후 2시 30분, 사전답사단 87명이 10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휴전선을 넘어 북한지역에 접어들었다.

민간인들이 판문점을 거치지 않고 남북을 오갈 수 있늩 첫 관광도로가 뚫린 셈이다.

이는 1953년 휴전협정 체결 후 50년 만의 일이다.

앞서, 비행기가 아닌 육로방북은 1998년 첫 물꼬를 텄다. 정주영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 힘입어 소 500마리를 트럭에 싣고 '소떼방북'을 열었다.

1998년 11월 18일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민간인들이 북한을 여행하는 분단 50년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사건이다.

이 관광은 1989년 1월 현대그룹의 정주영 명예회장이 방북해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를 체결하면서 씨앗이 잉태됐다.

1998년 2월 14일 정몽헌 회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측과 첫 협의를 거친 다음, 6월 23일 금강산관광 계약이 체결됐음을 발표했다.

1999년 6월 20일 관광 시작 7개월 만에 한 관광객이 북한 환경감시원에게 귀순 공작을 했다고 억류되면서 잠정 중단됐다. 이후 현대 측과 북한이 베이징에서 관광 세칙과 신변안전 보장 합의서를 체결한 후 다시 진행됐다.

2004년 1월부터 해로관광이 중단됐다. 이에 앞서 2003년 9월부터 육로관광이 시작됐다.

2004년 7월 금강산 당일관광, 1박 2일 관광을 시작했고, 2005년 6월 금강산 관광객은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2007년 5월 내금강관광을 시작했으며 2008년 3월 승용차관광도 실시했다.

이 기간 충북도는 2004년 3월 21일 금강산에서 마라톤대회를 열었다.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성공개최를 염원하면서 기획한 당시 금강산 마라톤대회에는 하이닉스 노사 대표 등 600여명이 참가했다.

마라톤 코스는 장전항 통행검사소에서 출발해 금강산 면회소 건립 장소를 거쳐 온정각에 이르는 10㎞ 구간이다.

제천시는 지난 2004년부터 금강산에 사과와 복숭아 과수원을 조성했다. 3만㎡ 규모의 금강산 과수원에서 생산된 사과를 남쪽에 팔아 성공적인 남북협력사업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잘 나가던 남북교류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피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단됐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지 이제 10년이 됐다. 이에 대한 남북 간 협상이 필요하다. 남북 교류 확대를 위해 북측 역시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
2003년 2월 21일 창간호를 발행한 충북일보도 강원도 고성에서 남북 간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향하는 역사적인 방북버스를 촬영·보도했다.

올해 창간 15주년을 맞는 충북일보 창간과 함께 시작된 남북경협이 이번 평창올림픽을 통해 재개될 수 있을지 매우 주목된다.

북한이 오는 8일 개최 예정인 건군절 열병식부터 연기한 뒤 북미 대화가 이뤄진다면 연대 금강산관광 문제가 풀릴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현대아산 측의 한 관계자는 4일 통화에서 "금강산 관광은 남북화해의 상징이었다"며 "다소 어려운 문제가 도사리고 있지만, 남북이 서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면 한반도 평화정착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강병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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