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2008.12.03 20:08:08

윤기민 교통행정과장.

남성초등학교 앞 시내버스 승강장에 832번 시내버스가 도착하면서 버스 문이 열렸다. 버스 행선지 표지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막 올라 타는데 "어서 오세요"하는 맑고 고운 여인네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고개를 번쩍 들어 앞을 쳐다보니 운전석에는 아담하고 야무지게 생긴 여기사님이 앉아 있었다.

엉겁결에 "네"하고 뒤에 있는 좌석에 앉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혹시 저 기사분이 나를 아는 분이신가· 아니면 운수종사자 교육을 시킬때 안면이 있어 알아 보고 인사를 하는 것일까· 궁금하게 생각하는 동안 버스는 다음 승강장에 도착하였고, 이어서 버스 앞문이 열리면서 여학생이 올라 오자 또 다시 "어서 오세요"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아하! 이 분은 서비스업의 생명인 친절을 몸소 실천하는 직업 의식이 투철한 여기사님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서 오세요"라는 말 한 마디가 왜 그렇게 새롭게 느껴질까· 지극히 당연한 일이 새롭게 느껴진다는 것은 아마도 우리 사회가 너무나 인정이 메마르고 이웃보다는 나만을 생각하는 대화가 단절된 삭막한 사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웃과도 인사 한마디 나누지 않는 요즘의 세태가 친절한 인사 한마디를 오히려 어색하게 받아 들이는 우리의 정서는 분명히 잘못된 사회가 아닌가 하는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여기사님은 승강장마다 버스에 승차하는 어린 학생에게까지도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를 하고 있지만 승객 누구 하나 응답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기사님의 메아리 없는 외침에 뒤에 앉아 그 모습을 눈여겨 보고 있는 내가 더욱 민망할 뿐이다.

사실 대중교통 친절운동은 지난해부터 청주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와 업계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는 운동으로 아직 미흡하지만 상당히 효과가 거두고 있으며, 운수업계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올해는 친절서비스 정착을 위해 전 시민운동으로 확대 전개하고 있다.

이제 ··청주 시민들은 전국에서 가장 친절한 시민이다··라고 인식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친절한 시민이 되도록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기사들이 친절하게 인사할 때 같이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건네는 작은 실천이 필요한때가 아닌가 싶다.

친절이란 쉬운 듯 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렵지만 아픈이의 마음도 추스르고, 화난이의 마음도 다스리고, 슬픈이의 마음도 달래 주며 같이 하면 즐거움이 두배로 확대 재생산되는 만사형통의 요술단지가 아니던가.

아무튼 친절한 인사 한마디에 오늘 아침 출근길의 상쾌함은 그 어느 날 보다 더 한층 새롭다. 한 사람의 친절이 여러 사람에게 기쁨을 준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되새겨 보면서 앞으로 제2, 제3의 친절한 기사님들이 탄생되리라 확신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에 친절이라는 꽃이 만발하리라 믿고 오늘도 친절하신 여기사님의 안전 운전을 기원하면서 청주의 영원한 친절메신저 충북70자5020호 여기사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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