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느티나무

2019.04.29 19:00:00

느티나무
                         안춘화
                        충주문인협회

눈 내리는 밤, 나무는
가지마다 시간의 씨앗을 심었다
초초초 푸른 시간들이 돋아나는
워낭소리 앞세운 봄
그늘을 넓혀가는 나무 아래서
별을 안고 가는 사람이 있었고
별을 심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칼바람 거세던 날 밤
팔 하나 잃고 기울어진 나무
별 보러 왔던 아이는 상처를 호오 불며
별모양 반창고 붙여주었다

다시 들려오는 워낭소리에
무릎을 세운 나무는
초록빛 분분이 피워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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