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찔레꽃

2019.05.23 20:00:00

찔레꽃
                         이상숙
                         충북시인협회

생각이 무거워 그림자만 긴 날
혼자가 되어도 넉넉한 숲길에

향기로 숲을 두드리는
5월에 찔레꽃들이
하얗게 모여서 신록을 키운다

보릿고개 허한 길섶에
여린 순의 들큼한 맛
가시에 찔려 울어버렸던
유년의 벗들이 따라 나서고

툭툭 털어도 무거운 발걸음
목이 쉬어도 흩어지지 않는 향기

5월에 스민 추억 속에서
찔레는 가시에 갇혀 향기로 웃고
먹먹함이 터진 가슴은 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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