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굴뚝같은 사랑

2019.06.25 20:00:00

굴뚝같은 사랑
                         송재윤
                         충북아동문학회장

그 옛날 울집 마당에 펌프가 있었지
한 여름 곡괭이로 동네장정 둘이
한나절을 땅을 파다가

꾀가 나 파이프를 얕게 묻었지
항시 물의 양은 세 통을 퍼 올리면
고갈이 되고

물이 고이는 시간을 기다렸다 또 그만큼의
양을 퍼 올리고

짧은 생각을 할라치면 갈증만 내던
그 펌프가 떠올라

단박에 이루어지는 사랑 따윈
금세 식을 것 같아

길게 이어진
굴뚝같은 사랑을
기대하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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