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재두루미 한 마리

2019.07.17 19:00:00

재두루미 한 마리
                         오무영
                         충북시인협회

외딴 섬인 걸,
먹구름은 빗줄기를 몰고 오는데
허공에 남겨둔 거라도 있는가

그림자를 품고 가는 파도는 모른 체 말이 없고
갈수록 낮게 비행하는 날개
어디 날개를 접어야 하는가

아늑한 둥지 하나 지을 수 없을까
아무 흔적도 없는 계곡이지만
바람도 잠시 쉬어 가는 곳,
갈 곳 없는 눈길도 머물다 가는 걸,

텅 빈 허공 속에서
그 무슨 둥지를 틀 수 있겠나
이제는 무리를 좇아 얼음산으로 가야 하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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