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세종시내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을 지난해보다 70.25%나 올린 뒤 집 주인들의 이의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세종시 도담동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 임기말을 맞은 문재인 정부가 그 동안 실패한 대표적 정책은 '부동산'이라는 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결과다.
이런 가운데 현 정부 출범(2017년 5월) 이후 전국적으로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의 공시가격(公示價格)에 대한 국민들의 이의 신청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세종시는 전국에서 차지하는 이의 신청 비율이 주택 수보다 훨씬 높은 것은 물론 올 들어 증가율도 주요 지역 가운데 최고였다.
정부(국토교통부)가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매년 2차례(1월 1일과 6월 1일 기준) 매기는 공시가격은 재산세 등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기초연금 등을 산정하는 기초자료가 된다.
ⓒ한국부동산원
◇주택 수 전국의 0.8%인 세종, 이의 신청은 6.4%
박성민 국회의원(국민의힘·울산 중구)은 자신이 한국부동산원에서 받은 '최근 5년 간 공동주택 가격 이의 신청 접수 현황' 자료를 9일 언론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이의 신청 실적은 2017년 579건에서 2018년에는 약 2배인 1천129건으로 늘었다.
이어 2019년 1만7천100건으로 최고를 기록한 뒤 2020년에는 8천537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올해는 1만4천761건으로 다시 급증, 연간 연간 증가율이 72.9%(6천224건)였다.
ⓒ국토교통부
'초미니 광역지방자치단체'인 세종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인구는 약 0.7%, 공동주택 수(공시지가 산정 기준)는 0.8%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 이의 신청 접수 실적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5천752건) △경기(4천219건) △부산(1천856건) 다음으로 많은 942건이었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주택 수의 8배인 6.4%나 됐다.
세종은 작년 대비 이의 신청 증가율도 집값이 비싼 주요 지역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서울은 지난해 5천6건에서 746건(14.9%), 경기는 2천142건에서 2천77건(97.0%)이 각각 늘었다. 특히 대전은 424건에서 209건으로 오히려 크게 줄었다.
반면 세종은 지난해 126건에서 1년 사이 816건(647.6%)이나 증가했다.
2017년(3건)과 비교하면, 4년 사이 313.0배로 폭증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41.4배(139건→5천752건) △경기는 32.5배(130건→4천219건) △대전은 104.5배(2건→209건)로 각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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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종 공시가격, 대전의 2배 넘어
이처럼 세종시에서 올 들어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 신청이 급증한 것은 정부가 가격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올렸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28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전국 평균 공시가격 상승률은 지난해(5.23%)의 3.64배인 19.0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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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체 시·도 가운데 상승률이 압도적 1위인 세종은 2.92%에서 70.25%로 24.06배나 올랐다.
지난해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44.93%(한국부동산원 통계)보다도 25.32%p 높았다.
이에 따라 올해 세종의 평균 공시가격은 서울(5억2천622만 원) 다음으로 비싼 4억884만 원으로, 대전(2억146만 원)의 2배가 넘었다.
또 가격이 '6억 원 이하'인 비율은 서울(70.6%) 다음으로 낮은 83.7%였다.
ⓒ국토교통부
중위가격(中位價格·전체 주택을 비싼 순으로 나열했을 때 맨 가운데 주택의 가격)은 서울(3억8천만 원)보다도 비싼 4억2천200만 원을 기록했다.
지은 지 오래 된 아파트가 많은 서울과 달리 세종은 신도시(행복도시)에 새로 지은 아파트가 많은 게 주원인이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