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공무원생활을 하며

2009.03.15 17:00:41

최경화

보은군 보건소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향은 보거나 듣지 않아도 내 머리 속에서 고향에 대한 추억을 말할 수 있는 그런 끌림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1월 12일 어느덧 고향 보은은 나의 젊음과 열정을 뿜어낼 수 있는 생활 터전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보은군 보건소의 나의 수습생활은 기쁨과 두려움을 가지고 시작됐다.

처음 보건소 안내와 자리배정이 있었지만 나는 묵묵히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내겐 처음 각오와는 다른 실망스런 한 주로써 사무실 분위기는 어색함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심지어 제게 일을 좀 주세요라고 외칠 정도였다.

그런 나의 의도가 전달됐던지 이 다음부터는 문서작성과 더불어 경로당 보건교육, 혈당·혈압 바로알기 캠페인 활동 등이 시작됐다.

특히 캠페인 활동과 경로당 보건교육은 내게 남다른 경험이 됐다.

캠페인 활동을 통해 모르는 노인들에게 어머님, 아버님 부르며 검진 안내 하는 것은 어려운 시부모님을 대하는 일을 편하게 만들었다.

경로당 보건교육 때 틀니 사용과 보관법에 대해 교육 중 할머니께"할머니 틀니 사용하세요"라고 물으니 입을 벌리시고 틀니를 빼셔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경험이 내게 얼마나 유용했는지. 결혼하고 맞이한 첫 명절에 설거지는 내 차지였다.

식사 후 설거지를 하는데 그릇들 사이에서 할아버지 틀니를 발견했다.

경로당 보건교육 때 배운 데로 틀니를 칫솔로 닦고 통에 넣어 드렸는데 그 태연함에 나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보건소에서의 작은 경험이 개인적으로는 큰 실천을 할 수 있게 만든 계기였다.

이런 보건소의 생활은 나에게 뿌듯함과 자부심을 생기게 만들었고 드디어 나의 한 달 간의 수습생활을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보건 업무에 첫 발을 디디며 작게 느꼈던 보건소 건물이 지역주민들의 건강 지킴이로서 얼마나 중요하며 큰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됐다.

선배님들처럼 주민을 가족처럼 여기고 친절하게 봉사하는 초심을 잊지 않는 공무원이 되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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