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성장만큼 안전성도 확보해야

2024.06.26 18:06:24

[충북일보] 지난 24일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리튬전지) 제조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3명이 숨졌다. 현재 현장 감식이 진행 중이다. 이번 화재는 이차전지의 위험성을 알린 사고였다. 갈수록 늘어나는 전기차 화재 사고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특히 충북도는 이차전지 안전성 확보 방안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지난해 50만 대를 돌파했다. 충북의 이차전지 생산액은 전국 1위(14조9천억 원)다. 종사자수도 전국 1위(1만2천890명)다. 기업체 수는 전국 3위(304개 기업)다.

국내 산업계는 앞으로 이차전지를 비롯한 배터리 공장을 증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전기에너지 관련 설비에서 불이 났다. 안전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전국의 배터리 공장들이 대형 화재 대비에 안전한지는 의문이다. 초기에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소화약제 등 수단이 갖춰져 있었는지도 알 수 없다. 직원 대피 교육을 제대로 하는지도 마찬가지다. 현행 소방법상 금속화재는 화재 유형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전용 소화기 개발조차 어려운 상황이다.·충북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인 이차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행히 이 기업엔 각 사업장에 방재 센터 등 화재 관련 전담 부서가 있다. 화재 및 연기 발생 시 즉각 대응하는 프로세스도 갖추고 있다. 소방 훈련도 분기당 1회씩 실시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초기 진압할 여력을 갖춘 셈이다. 진화 여부와 관계없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의 매뉴얼도 마련했다. 특히 생산 과정에서 화재 예방은 기본이다. 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완제품의 화재 가능성 최소화도 과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무게·비용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다른 이차전지 생산업체들의 안전 상황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배터리 생산업체라면 리튬 이온 전지의 열폭주 억제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소비자 우려는 여전히 불식되지 않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94건의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1건은 고전압 배터리에서 발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엔 전기차 보급대수 135대, 화재 사고 건수 11건이었다. 2021년엔 전기차 보급대수 231대, 화재 사고 건수 24건이었다. 2022년엔 전기차 보습대수 390대, 사고 건수 44건이었다.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시민들의 공포는 점점 커지고 있다. 급격히 늘어난 전기차에 대한 화재 공포다. 전기차 화재 위험성은 상용화 초기부터 있었다. 그런데 아직도 전기차 생산업체들이 효과적 대응 방법을 구축하지 못했다. 운전자들에 대한 사전 교육도 부족했다. 이번 화재는 재난 무방비 상황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지금이라도 전기차 화재 발생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대응 매뉴얼도 마련해야 한다.

이번 화재는 새로운 재난이었다. 그런데 속수무책이었다. 충북도는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차세대 이차전지까지 석권하겠다는 각오다. 그 덕에 청주 오창은 이미 이차전지 산업의 메카로 떠올랐다. 성장만큼의 안전도 담보해야 한다. 충북도가 이번 참사에서 얻어야 하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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