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골목길을 미니열차가 달린다

2024.06.30 15:43:59

김일원

청주시 고인쇄박물관 학예팀장

필자는 2017년 충북자치연수원 중견 간부반 과정에 선발되어 8월말에서 9월초에 남프랑스와 스페인 해외연수를 하였는데 그 기간 중 프랑스 남부 아비뇽이란 도시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아비뇽은 아비뇽유수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남부에 있는 도시다. '아비뇽 유수'란 14세기 당시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교황청을 신성로마제국이 강제로 옮겨 교황을 1309년부터 1377년까지 머무르게 한 사건을 말하는 것으로 당시 교황청 건물은 현재 아비뇽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필자는 아비뇽 교황청 위풍이 기억에 선선하다. 그리고 아비뇽광장에서 미니열차를 타보았는데 아비뇽의 좁은 골목길을 미니열차가 이리저리 스릴 있게 운전하는 것이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니었다.

통합 10주년 청주시는 꿀잼도시를 선포하며 여러 가지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개발하고 있다. 필자는 아비뇽에서의 미니열차 체험을 청주에서 적용시키면 어떨까 하고 제안해 본다.

중앙동에 위치한 옛 청주역사 광장을 미니열차 기지로 하여 중앙동 차없는 거리를 거쳐 성안길, 용두사지 철당간, 중앙공원을 거처 육거리 시장까지 왕복코스로 운행하면 괜찮을 것 같다. 운행코스에 성안길 주변 아기자기한 작은 골목길도 포함하면 스릴감이 생길 것 같다.

또한 상권이 죽어가는 원도심에 미니열차로 관광객을 유치하면 오히려 퇴색한 원도심의 모습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의 성안길은 건물마다 공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상권은 날이 갈수록 쇠락하는 중으로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 한 예로 육거리시장에서 중앙공원으로 이어지는 서문시장 골목길(중부산림조합 소재)은 현재 완전 슬럼화되어 흉물스럽기 까지 한데 이런 곳에 미니열차를 운행해 시민이나 관광객들을 유치하면 어느 정도 도움이 있지 않을까.

그밖에도 성안길 주변에는 크고 작은 골목길이 산재하는 바, 지금은 쇠락한 가구점 골목, 철물자재 골목, 삼겹살 골목 등등 그 곳들에 미니열차를 운행시켜 청주 원도심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골목 경제에 도움을 주고 또한 좁은 아기자기한 골목길들을 지나가면서 아비뇽에서의 스릴을 재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과거 원도심의 모습을 무조건 허물어 재개발 하는건 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은 초라한 도심의 뒤안길도 당시엔 사람들로 넘치는 활기찬 시장통과 골목길이었으리라. 그런 곳도 충분히 보존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감추지 말고 당당히 내세워 또 다른 볼거리로 만들어 보자.

우선 성안길 축제, 청주원도심골목길 축제 등과 연계하여 행사기간 중 노선을 정하여 시범운행 해보고 거기서 들어난 문제점을 보완하여 운행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본다.

국내외 유명 관광지에 미니(꼬마)열차를 운행하는 곳이 많이 있지만 청주에선 볼 수 없다. 청주시가 꿀잼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작지만 신기하고 볼거리 있는 미니열차를 운행하여 쇠락하는 원도심 골목길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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