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농사는 인성(人性)이다

2024.06.25 14:48:23

이찬재

충주향교 전교·시조시인

우리의 전통교육의 핵심은 올바른 사람으로 키우는 인성교육에 있었다는 것을 여러 곳에서 발견 할 수 있다. 전통 놀이에 담긴 육아의 지혜가 담긴 단동십훈(檀童十訓)을 들 수 있다. 옛날 할머니들이 유아를 키우면서 아기들과 놀이를 하였다. 오천년 동안 전해왔던 /도리도리(道理道理) /지암지암(持闇持闇) /곤지곤지(坤地坤地) / 불아불아(弗亞 弗亞) / 섬마섬마(西摩西摩) / 시상시상(侍想侍想) / 아함아함(亞含亞含)/ 어비어비(業非業非) / 작작궁 작작궁(作作弓 作作弓)/ 질라아비 휠휠(支娜阿備 活活議)인데 몇 가지는 지금도 어른들은 알고 있는데 이러한 놀이 속에는 건강한 육아법의 지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아이들이 뜨거운 것을 잡으려 하면 업비(業非)를'에비~'라고 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도 인사하는 법, 식사예절, 민속명절 때는 생활예절을 익혔고 가족이나 이웃과 어울려서 민속놀이도 가르쳤다. 가정에서 조부가 손자들에게 글을 가르쳤고 서당에 다니며 훈장님에게 큰절로 인사를 드리고 한문공부를 하였는데 내용은 우주자연의 섭리와 사람답게 살아가는 인륜도덕을 배웠다. 가족윤리, 사회윤리, 국가윤리 등을 배우며 인성을 발현시키며 인격을 쌓아 선비가 되거나 벼슬길에 나아갔다. 성년이 되면 어른으로서의 품격을 갖도록 성년례인 남자는 관례와 여자는 계례를 치러줘 어른다운 언행을 하도록 하였다. 서당에서 기초 공부를 마치면 향교에 진학하여 사서삼경을 공부하며 수기치인(修己治人)으로 인격을 닦았다. 국립대학에 해당하는 성균관에 진학하여 더 높은 공부를 하여 과거시험을 보아 급제를 하면 벼슬길에 나아갔다. 요즘은 시험점수를 잘 받으면 공부를 잘한다고 하는데 공부(工夫)의 어원은 인격을 갖춘 현인이나 성인이 되려고 수신제가를 하며 사람됨을 만들어 가는 것이 공부이다. 현대식 학교가 생겨서 시험점수로 한 줄로 세우는 입시경쟁으로 몰아넣어 사람답게 살아가는 인성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식물도 어릴 때 양분과 수분 햇볕으로 튼튼한 모종이 자라듯이 어릴 때 인성교육은 시기에 맞추어 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하여 요즘의 청년과 성인이 되어도 인성이 안 되어 직장생활을 해도 재능이나 기능은 뛰어나지만 인격이나 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다. 이미 굳어버린 인성을 바로잡기에는 때를 놓친 후라 인성교육진흥법까지 만들어 시행하고 있으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충주향교에서는 인성교육은 유아시절부터 하지 않으면 때를 놓지기 때문에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 원아들을 향교 명륜당에서 옛날 선비들이 입던 유복(儒服)을 입고 유건(儒巾)을 쓰고 전통예절과 그림문자인 한자(상형자)의 자원(字源)을 가르치고 있다. 4년 동안 어린이집과 유치원생 4천300여 명에게 인성교육을 해 왔고 5년차 교육을 하고 있다. 원아들도 향교로 공부하러가는 날을 기다리며 학부모들도 만족 해 하고 있다. 향교 동산아래 호성사 옆에 터를 마련하여 전통인성수련원을 설립하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설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교과목은 예악사어서수(禮樂射御書數)6과목이었다. 우리민족의 혼과 얼이 담겨있는 전통교육으로 몸과 마음을 닦는 전통인성교육의 요람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충주향교의 간절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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