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

2009.07.13 19:36:33

이기용

농협청주교육원 교수

망종이 지난 풍성한 들녘을 지켜보며 풍년농사를 기원해야 할 시기지만 풍년농사가 아닌 가을추수를 걱정하는 한 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아직도 작년에 수매한 벼가 창고에 가득하다고 한다. 영농기술의 발달로 해 마다 쌀 수확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쌀이 주식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쌀 소비는 해를 거듭 할수록 줄어가고 있다. 소비가 줄면 가격이 하락해야 하지만 농민들은 그게 아니다. '올 해는 비료며 농약 값이 말도 못하게 뛰었으니 수매값 인상은 당연한 것이다.'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하기야 하루 종일 뜨거운 때약제에 얼굴을 그을리고 핏줄이 툭 튀어나온 팔뚝에서 논흙을 씻어내고 마루에 걸터앉아 피곤한 몸을 기댄 채 저녁 밥상을 받는 농부의 푹 페인 주름을 지켜본 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가는 이야기일 것이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를 둔 사람이라면, 그 돈을 받아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온 국민의 먹거리를 일구어낸 농민의 억척스런 손과 마음을 속 시원하게 해 줄 방법은 없을까·

정부에서는 이제 농업을 단순생산의 1차 산업에서 2~3차 산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농산물의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농협에서도 최근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김밥을 나누어 주며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벌여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아침밥을 매일 먹는 것이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건강은 물론 두뇌 회전에도 좋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농약과 비료를 주지 않는 친환경농법 등 안전한 농산물의 재배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생산된 우수 농산물은 국내 유통뿐만 아니라 수출 길을 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수출이 조금씩 늘며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어 참 다행스럽다.

그러나 창고에 쌓여있는 쌀을 소비하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농업인과 농협은 생산량 보다는 고품질의 기능성 쌀 생산과 소비촉진에 더욱 매진해야겠다. 특히 정부는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 등 농업R&D 투자를 확대해 쌀 막걸리, 쌀 과자, 쌀라면 등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새로운 웰빙제품 개발을 촉진해 농업이 녹색의 블루오션시장에 진입 하도록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가정에서도 아침밥 먹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여 우리의 대표 주식인 쌀 소비에 앞장서는 등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쌀이 살아나고, 우리의 농촌이 아름다운 국토를 지키는 환경과 생태계, 생명의 보고로 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쌀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쌀 살리기에 함께 할 것을 촉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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