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의 치욕

2009.08.12 14:26:41

현대인의 생활공간은 유일하고 아름다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방자치시대로 접어들면서 지역적인 이미지 창안에 많은 시간과 재정을 쏟고 있다. 지역특성을 살리고 문화나 전통을 발굴 하여 잘 보존함으로서 높은 애향심을 선양 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나의 얼굴이며 내 고장의 긍지이기 때문이다. 도시조형에 정서적이고 문화적인 지역 특성의 이미지가 담겨진다면 살기 좋은 곳으로 부각 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도로나 담을 헐어 공원을 조성하는 일상생활의 도시 환경 조성은 도시마다 공통점이 있어 특성을 부여 할 수는 없지만 문화나 전통을 상징 하는 표상은 지역의 독특한 심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청주시흥덕구에 흥덕사지와 예술의 전당을 연결 하는 육교가 가설 되어있다. 그 육교 난간은 직지문화의 상징으로 직지라는 한자를 제작 시공 하였고 덫 붙인 두 개의 원형 트러스는 구조적으로 필요 한 것도 아니고 직지의 이미지 부양에도 어울리지 않는 짝퉁을 덮어씌운 치욕의 작품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 트러스는 대전 엑스포 교량을 모방한 직지 문화의 오염물이다. 문화재의 부대시설물일지라도 직지 문화의 상징성 없는 짝퉁이 설치 되여 청주의 유일한 세계문화유산에 흠을 남기고 말았다.


청주시내 성안길을 문화의 거리, 휴식의 거리라는 미명으로 일관성 없는 거리 정비 사업이 시행 되고 있다. 작품에도 언어가 있고 순서가 있고 시민의 긍지가 담겨져야 한다. 그 길은 청주의 중심이요 도시의 상징으로써의 역사성을 지닌 유서 깊은 거리로 성안길이라 명명 했다. 기 정비된 구간의 조형은 과연 성안 길과 잘 연계連繫된 이미지가 담긴 작품일까?

청주에만 있는 특성을 살려 독창적인 구조로 형성 되어야 할 것인데 지금 시행중인 250여 미터 구간에 실개천을 조성 한다고 한다. 성안 길의 유서와 실개천은 어울리는 작품일까 ?

그것 역시 짝퉁 모형이다. 청주의 성안길은 전국에서 하나뿐인 차 없는 유일한 거리인데 특성 있는 작품이 아니라 모방조형을 씌우니 한심스럽고 자존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실개천의 통수단면,부재단면,자재등은 예산 낭비의 표상이요 무지의 소치이다. 그렇게 웅장한 화강석이 왜 필요한가? 철저한 기술검토를 거처 책임소재를 물어야 할 것이다.

전주 한옥 마을을 기행 한 적이 있다. 은행나무 길에 실개천을 조성 했는데 유속이 느린 탓으로 이끼가 끼고 물이 부패하여 악취가 풍겨 곤욕을 치루는 모습을 본적이 있어 상당구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실개천의 실패원인을 인지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알고 있다는 답변 이었다.

구조도 문제지만 하필이면 전주에 실개천이 있는데 청주에도 실개천을 꼭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 특성 있고 독창적인 조형을 창작하여 성안 길과 청주라는 도시 이미지를 부각 식힐 전국에서 하나 뿐인 조형물을 만들 수는 없을까

파리의 에펠탑이 멋있다고 청주에 그와 같은 짝퉁을 세운다면 어떻게 될까? 한심스러운 일이다.

창의적인 비젼이 없는 한 청주의 도시 특성은 암담한 과제인 것 같다. 공직자의 자세가 모방을 지양하고 창조적인 의식이 창달 되지 않으면 도시의 생활환경은 개선될 희망이 없는 것이다

모방예술을 벗어 버려야한다. 모든 토목 구조물도 퉁명스러운 모습을 벗고 예술성 있는 작품의 장르로 잉태되는 과감한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도시의 모습은 특성 있고 희귀한 작품의 전시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고장 청주의 모습도 우리만의 유일한 소장품으로 장식되어 미학적인 이미지로 선망의 대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본보 홈페이지 / 지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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