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충북경제 결산

글로벌 경제위기 한파…침체 탈출 안간힘

2009.12.29 20:32:04

암울한 시작이었다. 올 연초부터 실물경제는 바닥세를 유지했다.

미분양 아파트는 넘쳐났고 지역 건설업계는 심각한 수주난에 허덕였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했던 한성항공도 날개가 꺾였다.

하지만 경제위기 한파 속에서도 산업계는 반도체경기가 회복되면서 희망을 쏜 한해였다.

도내 산업·건설·유통 분야 등에 대한 일 년을 되돌아본다.

◇ 산업

올 한해 충북지역의 산업계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파 속에서도 제 역할을 묵묵히 해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특히 반도체경기가 회복되며 내년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역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수출액 또한 13개월 만에 드디어 증가세로 반전했고 충북 경제를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인 청주산업단지와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가 괄목할 만한 동반성장세를 보이는 등 본격적인 성장세를 앞두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에 따르면 11월 충북 수출은 7억 1천200만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17.2% 증가했으며 11월까지의 충북수출액(누계)은 전년대비 16.0% 감소한 73억 4천900만 달러로 나타났다. 특히 충북경제의 버팀목인 청주산단과 오창산단이 뒷심을 발휘하며 경기회복세를 이끌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충청지사에 따르면 지난 11월 오창산단 외국인투자지역의 11월 수출은 5천34만 달러로 전년 동월의 2천575만달러보다 95.4%가 증가했으며 청주산단의 11월 수출도 3억7천888만달러로 전년 동월의 2억1천534만달러보다 무려 75.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충북 수출을 지역별로 보면, 충북 전체 수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중화권 수출이 4개월 연속 큰 폭의 수출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11월 들어서는 이러한 증가추세가 유럽(32.2%), 중남미(19.3%)로 확산되고 있다.

생산도 증가세로 반전돼 올해 3/4분기 청주산단의 생산은 2조4천610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5.2%가 증가했으며 오창산단도 지난해 3/4분기부터 연속해 전년 동기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지속해 올해 3/4분기 오창산단의 생산은 총 1조6천900억원에 수출은 7억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 건설·부동산

올해 초까지만 해도 충북지역 미분양 아파트 현황은 최악이었다.

미분양을 해결하지 않는 한 부동산·건설 경기가 살아나기는 어려워 보였다. 주택건설사들은 미분양아파트를 털어내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했다.

우선 정부가 지난해 마련한 미분양 해소 대책이 도움이 되긴 했다. 구체적으로 △취득세·등록세 50% 감면 △지방 미분양주택 매입 시 1주택자로 인정 △양도세 5년간 면제 등이다. 이는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혜택이다.

입주 후 최대 2년간 대출금 이자를 모두 부담하거나 취득세·등록세를 아예 모두 내 주겠다는 조건을 내건 곳도 있었다.

이런 노력에 도내 미분양 물량이 제법 줄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 수는 총 12만 437가구로 전월(12만 6424가구) 대비 5987가구(4.7%)가 감소했다. 이 가운데 충북은 10월 말 현재 5천425가구의 미분양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대비 143가구(2.6%)가 감소한 것으로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역 건설사들은 올해 심각한 수주난을 겪었다. 4대 강 살리기 사업은 오랜 불황을 겪는 지역 건설업계에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참여하려 애썼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이 주로 턴키나 최저가입찰 방식으로 발주돼 지역업체들이 참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 업체들은 하반기 본격적인 발주가 시작되기 전부터 적어도 자치단체 발주 물량만이라도 지역 업체가 참여하는 길을 열어 달라고 요구했다.

건전한 지역건설 산업 육성을 위한 당국의 지도점검도 강화돼 지역 건설업체들을 압박했다.

충북지역 중소건설사 가운데 건설산업기본법 수주실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업체가 무더기로 철퇴를 맞았다.

충북도내 일반 건설사 가운데 직접시공 위반 등으로 231개 업체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충북도가 밝힌 '행정처분내역'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도내 일반 건설업체, 감리업체, 건설기술자를 대상으로 한 지도점검을 통해 모두 236건을 행정 처분했다.

이 가운데 일반 건설업체의 경우 등록기준 미달과 직접시공 위반 등으로 148건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으며, 정지 기간 영업행위와 시정명령을 위반한 23건에 대해 등록말소 처분했다.

감리전문회사 1곳에 대해서도 등록기준 미달 및 감리원 결격자 책임감리 수행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고, 2개 업체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했다.

이 기간 중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대한 지도·점검을 통해 158건을 적발,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 됐다.

충북지역 향토기업인 (합)삼화토건에 대해 법원이 법인 회생절차를 인가해 법인 청산위기에서 벗어난 것도 지역 건설업계의 큰 관심사였다.

◇ 유통

유통업계는 올해 SSM의 입점과 이를 저지하려는 중소상인들의 반발, 홈플러스의 24시간 영업 발표에 따른 시민단체와의 충돌 등으로 인해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였다.

현대백화점의 입점 소식이 전해지면서 백화점 업계를 중심으로 한 성안길 상권도 유통업계와 마찬가지로 긴장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이런 환경 가운데 롯데영플라자와 흥업백화점 등 백화점업계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크게 늘면서 신장세를 보였다.

롯데영플라자는 지난해 지하 1층에 여성의류코너, 5층에 남성의류 아웃도어 코너가 신규오픈하는 등 30~40대를 겨냥한 새로운 상품군이 배치되면서 올해 64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에 비해 20%가 신장됐다.

흥업백화점도 올해 38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보다 10%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흥업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경기가 좋아졌고 특히 겨울철이 되면서 날씨가 좋아 도움이 됐다"고 매출신장 이유를 밝혔다.

홈플러스는 24시간 영업을 하겠다고 밝혀 지역 시민단체들로부터 뭇매를 맞았으나 오히려 톡톡한 광고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 지역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에 비해 4.5% 역신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598억여원이었던 매출액은 28일까지 571억여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가전, 수예, 침구, 돼지고기 등에서 특히 낮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마트 측은 신종플루로 인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항공

항공분야는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냈다.

국토해양부는 2008년 10월부터 운항을 중단했던 '충북의 날개' 한성항공에 대해 올해 7월 부정기항공사업 등록취소 결정을 내렸으나 8월에 열린 청문과정에서 한성항공 측이 새로운 투자자를 영입해 10월에 다시 운항을 재개하겠다는 의견을 내자 등록취소를 유예시켰다.

한성항공은 또 8월31일 서울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나름대로 자구책을 찾아왔다.

그러나 지난 7월 한국공항공사가 한성항공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건물인도명령 청구에 대해 법원이 한국공항공사의 손을 들어주고 9월20일까지 자진 철거할 것을 통보했으나 한성항공 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청주지방법원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용역회사 관계자들이 9월28일 강제집행을 통해 한성항공 사무실의 사무집기와 용품 등을 모두 이동시켰다.

한성항공을 인수할 예정인 서울의 모 기업체는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개시를 위한 공탁금을 납부, 9월24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청주국제공항의 민영화 결정도 올해 지역 이슈 중에 하나였다.

국토해양부는 12월3일 청주국제공항 운영권을 30년간 민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국 14개 공항을 한국공항공사가 독점 운영하면서 소규모 적자공항에 대한 투자와 서비스 개선을 소홀히 하고 획일적 기준을 적용해 공항별 특화된 전략수립에 한계를 느끼는 등 운영의 경직성과 창의성 발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또 인천공항 등 3개 공항에서만 흑자가 나고 KTX 개통 등으로 인해 육상교통수단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도 한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 결정에 대해 민영화를 시킨다고 해서 적자가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시민들은 물론 한국공항공사 내부에서까지 일고 있으며 주간사 선정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 장인수·김규철·인진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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