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화폭 위 '희망을 그리다'

2010 신년 그림엽서

2010.01.04 20:43:41

편집자 주

신년 그림엽서에서는 충북일보 '문화아지트를 찾아서' 코너에 소개된 작가들을 중심으로 각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과 새해 덕담을 들어봤다.

Thing-2009 bowl-15

김정희 作 / 122cm x 122cm / acrylic on fabric / 2009년

김정희 (청주미술협회장)

명품으로 인정받고 많은 이의 사랑을 받기까지는 많은 어려움과 노력이 있었을 것이고, 노력하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순간순간이 기쁘고 즐거웠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명품, 그것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명품이라는 것은 영광과 욕망, 가치와 대가들로 뭉쳐져 있다고 할 수 있다.

'Thing-2009 bowl-15' 작품은 도공의 영광과 욕망이 뭉쳐져 있는 그릇을 표현한 것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 큰 대접이나 사발, 또는 작은 종지로 보일 것이다. 같은 것이지만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듯 2010년 새해에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와 다른 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넓은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태양에 사는 새

깅병완 作 / 55cm x 56cm / 한지에 혼합재료 / 2009년

강병완 (충북미술협회장)

우리 역사 속에서 '삼족오'는 고조선과 부여, 고구려 등에서 민족을 상징하는 깃발에 쓰였고 고구려는 이를 국조(國鳥)로 삼아 신성시했다.

전설에서 '삼족오'는 태양에 살면서 태양의 불을 먹고 사는 태양의 전령으로 등장하는데, 태양은 바로 하늘 혹은 밝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우리 민족이 숭배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민족의 역사에서 가장 융성한 시기였던 고구려처럼 2010년에는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세계 속에 우뚝 서야함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아울러 경인년 새해에는 우리가 몸담고 살고 있는 충북도가 태양처럼 밝은 빛을 발하는 문화선진도가 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한국적인 소박한 재료인 마대위에 한지를 이용해 고구려의 상징이었던 삼족오, '태양에 사는 새'를 선보인다.

그리움

손희숙 作 /46cm x 46cm /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 2009년

손희숙 (청주미술협회 홍보출판 분과위원장)

옛 한옥을 보면 지금의 섀시(chassis) 문과 달리 나무 문살에 창호지를 붙여 더위와 추위를 막았다.

요즘은 유리마다 색을 넣거나 불투명하게 만들어 보기에도 좋고 실용성도 겸비하고 있으나 예전에는 꽃 등 식물을 말려 창호지에 붙여 넣은 것으로 장식을 대신했다.

어렸을 때 한옥의 추억을 되살리며 '그리움'이란 제목으로 문살 창호지에 붙은 꽃을 화려하게 부각시킨 작품이다.

경인년 새해가 시작됐다. 모두들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경제 혹한기에도 힘내시길 소망한다.

올해 개인적으로 작품을 열심히 해 보는 이들이 행복을 느끼는 작은 쉼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새해 계획하고 소망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세한 송수도

민병구 作 / 76cm x 76cm / 화선지에 먹채색 / 2009년

민병구 (중부무대미술연구소 대표)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知松柏之後彫也)'는 날이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모름지기 어려움을 겪고 난 후에야 그 존재를 제대로 볼 수가 있고, 이 어려운 현실의 시기도 곧 지나가리라는 말처럼 변함없는 절의가 그리운 시절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소나무 처럼 늘 푸르른 모습으로 시련을 극복하고 소망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생명의 씨앗

박영대 作 / 75cm x 71cm / 한지에 먹 담채 / 2006년

박영대 (현대미술한일전 운영위원회 고문)

'생명의 씨앗'과 같이 희망의 새해를 맞아 뜻하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이 작품은 보리의 실물에 조형성을 가미한 그림으로 씨앗에서 시작되는 희망의 메시지와 역동성 있고 화려한 색채가 신년 그림엽서에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됐다.

나에게 있어 보리는 늘 고향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인데, 이는 곧 우리네 삶을 말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올 한해는 원초적인 생명을 함유한 씨앗의 율동처럼 모두가 진취적이고 희망찬 경인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수산복해

홍병학 作 / 42cm x 32cm / 한지에 수묵, 석채 / 2009년

홍병학 (국립충북대 미술과 명예교수)

'수산복해'는 2009년 새해를 맞아 광활한 동해바다처럼 또는 기세가 등등한 남산과 같이 건강하고 복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그린 작품이다.

주로 빨강, 녹색, 황토, 검정, 흰색 등 오방색으로 지칭되는 단청색을 즐겨 쓰는데 새해를 맞아 한국 산하에서 느껴지는 환희의 마음을 빨강으로 강렬하게 표현했다.

동양화가로서 늘 한국 특유의 정서가 내포된 그림, 한국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고민을 떨칠 수 없는데 '심심한 그림=동양화'라는 왜곡된 시각을 바꾸기 위해 '낡은 것'에 대한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가로 탈근대적인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도 자연에서 느낀 여러 감정을 빨강색과 녹색 등 강한 원색(단청)으로 표현해 한국화가로서의 혼을 담아낼 것이다.

문수보살

손순옥 作 / 90cm x 90cm / 캔버스에 혼합재료 / 2009년

손순옥 (충북민미협회장)

채송화는 낮게 널리 피는 꽃이다. 강인한 생명력으로 온힘을 다해 피어 하루해를 견딘다. 한줌의 햇볕과 햇살아래 웃음보를 터트리며 바람과 그림자를 벗 삼아 작은 행복을 누리며 상생할 줄 아는 채송화.

2010년은 활짝 핀 채송화처럼 환하게 웃는 얼굴로 보냈으면 좋겠다. 타인에게 웃는 얼굴이야말로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한다.

"면상무진공양구(面上無瞋供養具) 구리무진토묘향(口裡無瞋吐妙香)"이라고 했다.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 마디 미묘한 향이로다"고 표현했다.

성 안내는 그 얼굴에 부드러운 말 한마디로 소망하는 모든 일이 이뤄지는 새해가 되길 기원한다.

자유

강호생 作 / 38cm x 40cm / 전통한지에 수묵 / 2008년

강호생 (동양화가)

저녁노을 갈대숲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범람하는 수묵은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며, 갈대들의 응집력에 비해 한산한 하단의 여백은 일곱 마리의 오리가 자유를 만끽한다.

새 해는 수묵의 광활함을 통해 그동안의 기법과 양식을 해체한 아주 새로운 작품들을 발표할 예정으로 더 더욱 자유를 누리고 싶다.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모든 것은 우리가 전에 생각했던 것들의 결과' 이기에 또한 '마지막 개척지는 우리의 마음' 이기에 멋진 생각과 열정을 다 하여 미래를 설계하고 싶다.

소통(SUNYATA)

신용일 作 / 80cm x 80cm / 캔버스에 혼합재료 / 2009년

신용일 (서양화가)

2010년, 경인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백호랑이의 해다.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방신으로 청룡, 주작, 현무와 함께 등장하는 백호는 영적이며 행운을 가져다 주는 동물로 인식되어 있다.

이러한 백호의 기세를 몰아 '소통'과 '생명'을 주제로 한 최근 나의 작업방식에 태양처럼 떠오르는 백호를 그려 넣어 모자른 것과 과한 것들의 소통, 또는 덜어내는 비움의 미학을 작품으로 표현해봤다.

백호의 위상처럼 실제는 있는데 눈에 보이지는 않은 절대적인 비움의 의미를 신년 엽서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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