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원로타리클럽 캄보디아 국제사회봉사

'미소와 마음으로'… 오지마을 1천여명에 '사랑 바이러스' 전파

2010.01.28 19:08:26

편집자 주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높은 다섯 번째 나라로 꼽힌 캄보디아. 아직 개발의 손이 미치지 않아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나라다. 큰 눈망울만큼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이들이 캄보디아 사람들이라고 한다. 돈, 명예 따위에 욕심내지 않고 그저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국제로타리 3740지구 청주서원로타리클럽이 '행복의나라' 캄보디아에서 22일부터 26일까지 3박5일 일정으로 국제사회봉사를 펼쳤다. 씨엠립주 뿌억군의 삐음이란 곳인데 급성장해가는 도시 이면에 위치한 오지마을이다. 병원, 전기, 수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다양한 복지혜택을 필요로 하는 곳이다.

이번 국제사회봉사는 외과, 치과, 한방과, 약국, 미용과, 생필품 배부처, 접수처 등으로 나눠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또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벌여 현판식을 진행했다. 국경을 초월해 웃음과 마음으로 소통한 캄보디아 봉사현장을 소개한다.

지난 23일 캄보디아 씨엠립주 뿌억군 삐음초등학교로 국제사회봉사를 떠난 청주서원로타리클럽 회원들이 주지사를 비롯한 현지인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제로타리 3740지구 청주서원로타리클럽(회장 김계영)이 22일부터 26일까지 캄보디아 씨엠립주 삐음군 삐음 초등학교에서 국제사회봉사를 펼쳤다.

3박5일 일정으로 펼쳐진 봉사활동에는 김계영 회장을 비롯해 이상훈, 윤당현, 조창섭, 손태수, 양창직, 류창범, 김대섭, 임관묵, 박관수, 김완식, 정헌동, 노경빈 회원과 자매 로타리클럽인 예향로타리클럽 조경주 회장, 김은경 회원이 참여했다.

비로타리안인 현종오(한국병원 치과의사)·조우영(김&박내과 간호사)·김동현(송절중3), 정건희(청주중1) 군도 값진 땀방울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동참했다.

일정 첫날인 23일은 오전 8시 숙소에서 출발해 1시간 가량을 달려 삐음 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처럼 도로가 잘 정비된 것이 아니어서 먼 거리가 아니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황토먼지가 날리는 비포장길을 따라 한참을 달리고 나니 삐음 초등학교가 나왔다.

학교와 교육청의 배려로 이번 봉사활동기간동안 삐음초를 임시 병원과 미용실, 약국으로 사용하게 됐다.

학교 안에는 일찍부터 700여 명의 주민들이 봉사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봉사단은 한국에서 준비해 간 칫솔, 치약, 간식, 의류, 의약품, 의료장비, 학용품, 쌀 등을 학교 안 교실로 실어 날랐다. 또 20km가 넘는 길을 걸어 학교에 다녀야하는 아이들을 위해 자전거 30대도 준비했다.

잠시 뒤 씨엠립주의 주지사와 2개 방송국에서 학교를 찾아왔다. 한국에서 봉사활동을 나온 데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건네러 온 것이다.

주지사가 봉사단을 찾아온 것은 이례적인 일로 주지사는 봉사 일정이 끝난 마지막 날 봉사단 전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봉사활동이 시작되면서 각 분과별로 나뉜 회원들은 각자의 위치해서 주민들을 맞았다.

한국에서 겨울을 보내다간 회원들로서는 적응하기 힘든 습하고 더운 날씨였다. 전기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발전기를 돌려가며 진료를 시작했다.

봉사 이튿날에는 주민들의 입소문으로 더 많은 인원이 학교를 찾아왔다.

봉사기간 내내 무려 1천여 명이 삐음초등학교를 다녀갔다. 생필품을 받으려는 사람들과 진료를 받으려는 이들, 머리를 자르려는 이들 등 이틀 내내 학교 운동장이 만원이었다.

△내과


삐음마을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지에 속한다. 보건소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수도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가정마다 화장실도 없다. 그나마 최근 한국 사람들의 도움으로 학교마다 화장실도 짓게 됐다.

내과는 김&박내과 원장인 김계영 회장이 맡았다.

수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보니 수질이 좋지 못한 물을 마시는 것은 다반사다. 그래서 인지 주민들 대부분이 복통과 두통을 호소했다.

김 회장은 "수질이 안 좋아 주민들 대부분이 두통과 복통을 소호하고 있다"며 "오지마을 의료봉사가 작은 불꽃이 돼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실천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외과


외과는 한국병원에서 근무한 노경빈(의사) 회원이 맡았다.

3모작을 하는 캄보디아는 주로 농사를 짓다보니 팔, 다리, 허리, 어깨 등이 아픈 것은 다반사다.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탓에 외과 진료는 북새통을 이뤘다.

뼈가 부러져도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탓에 젊은이가 아니고서는 단 한명도 성한 몸을 가진 이가 없을 정도다.

노 회원은 "3년 뒤에는 우물사업을 통해 깨끗한 식수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의료수준을 높이는데 이바지 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치과


치과진료는 현종오 한국병원 치과 의사와 조우영 김&박내과 간호사가 맡았다.

워낙 진료비가 비싼 탓에 치과에는 많은 주민들이 몰렸다. 주민들 대부분 잇몸에 농양이 많아 1인당 2~3개의 치아를 발치해야 했다. 담당 의사가 손가락에 핏줄이 터질 정도였으니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베테랑 간호사가 봉사에 참여한 탓에 주민들 모두 진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진료를 마칠 수 있었다.

현 선생은 "소왓뎃(7)이라는 아이가 안면 농양으로 우측얼굴이 2배 정도 부었는데 앞니를 빼자마자 염증이 쏟아져 나왔다"며 "며칠만 늦었어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인데 아이를 치료할 수 있어 뿌듯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조 간호사는 "정부의 안일한 의료정책이 아쉬운 마음"이라며 "마을마다 보건소를 두어 위급한 상황을 면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방과


한방과 진료는 조창섭(덕성한의원 원장) 회원이 맡았다.

캄보디아에 꽤 많은 중국인들이 살다보니 한방진료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회원들의 자녀인 김동현·정건희 군이 조 원장을 도와 의료봉사에 많은 도움이 됐다.

조 원장은 "현재는 반대가 됐는데 캄보디아는 우리나라가 6·25를 겪을 때 쌀 등을 지원해준 나라다. 그 때 진 빚을 갚는다는 보은의 의미에서 의료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현·건희 군도 "캄보디아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 태어난 게 얼마나 고마운 줄 모른다"며 "봉사활동이 힘들어도 보람되고 뿌듯한 마음이 든다"는 소감을 밝혔다.

△안과


안과진료는 손태수(손안과의원 원장) 회원이 맡았다.

노안이 빨리 찾아오는 주민들을 위해 돋보기 300개와 안과용 항생제, 안약 등을 나눠줬다.

햇빛이 강한 탓에 백내장에 걸린 주민들이 많았다.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환자들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손 원장은 "주민들 대부분이 45세 이상이면 돋보기를 착용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자외선이 강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백내장을 앓고 있는데 봉사기간이 짧아 수술을 해 줄 수 없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약국


양창직(동산약국 대표) 회원을 주축으로 임관묵(대성철재 대표), 박관수(한산약품), 김완식(홍익기술단 전무이사), 정헌동(TG삼보컴퓨터 나눔정보 대표) 회원이 참여했다.

가장 바쁜 약국은 선풍기는커녕 부채하나 없는 교실에서 연신 땀을 흘리며 수도 없이 많은 약들을 지어냈다.

처방전을 확인 한 뒤 70여 가지가 넘는 약품을 일일이 확인하며 약봉지에 담느라 진땀을 뺐다.

이들 회원들은 "우리나라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그때 많은 나라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우리도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나라를 찾아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진정한 봉사가 아닐까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용과


캄보디아 주민들에게 최고의 헤어스타일은 선사한 예향로타리 조경주(농협FC메니저) 회장과 김은경(미스터장여성시대 원장) 회원.

준비해 간 빗과 장비들이 이가 나갈 정도로 많은 주민이 몰렸다. 현란한 가위질에 주민 모두가 쇼 프로그램을 보듯 신기해했다. 청주 최고의 헤어스타일리스트인 김 원장이 직접 스타일 연출에 나섰으니 그들이 봐도 헤어스타일이 맘에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 회장도 이날을 위해 특별 미용강좌를 받고 머리 깎기에 나섰다. 주민들이 몰린 탓에 김 원장과 김 회장 모두 인대가 늘어나고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김 원장은 "미용봉사 내내 우리를 지켜보던 한 어린이가 봉사 마지막 날 머리를 자르고 감사한 마음으로 건넨 과일 두 개를 잊을 수 없다"며 "기회가 된다면 미용기술을 전수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보석처럼 예쁜 눈을 가진 아이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봉사할 수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다음 봉사활동 때도 이곳에 와 아이들이 얼마나 컸는지 보고 싶다"고 밝혔다.

△접수처·배부처


접수처 진료 및 혈압측정은 류창범(가이젠캠핑카 대표) 회원과 윤진희(서원로타리) 간사가 맡았고, 의류 및 간식·생필품을 나눠주는 배부처에는 이상훈(충북지역개발회 회장)·윤당현 회원이 맡았다.

주민들로부터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이다.

진료를 받거나 학교에 모인 주민들에게 치약, 칫솔, 티셔츠, 과자, 빵, 생수 등을 나눠주는 곳이라 하나라도 더 받으려는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이상훈 회장은 봉사가 끝나는 날 입고 갖던 옷과 가방 속에 넣어갔던 옷가지를 모두 주민들에게 주고 와 본인은 정작 여름옷을 입고 입국해야 하는 해프닝도 연출됐다.

회원들은 "많은 물품을 준비하긴 했는데 더 가져 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라며 "다소 미흡하더라도 주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다음 봉사활동을 기약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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