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공포에 해군지원율 '뚝'

충북 지원자수 전달 比 3분의1 수준
헬기추락 악재 겹쳐 기피현상 지속

2010.04.18 18:53:22

"천안함 사고로 해군에 입대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어릴 때부터 해군 제복이 입고 싶었던 최모(20·청주시 흥덕구 사창동)씨는 지난달 26일 천안함이 서해상에서 침몰한 뒤 고민에 빠졌다. 자신도 언제든지 같은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해군 링스헬기 추락 사고를 접하고 결국 해군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최 씨는 "요즘 군 관련 사고가 너무 많아 군에 입대하기가 겁난다"며 "가능하다면 면제라도 받고 싶다"고 했다.

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해군 입대를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심지어 징집 대상자들 사이에서 가장 안전한 군이 어디인지를 분석하는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다.

충북지방병무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충북지역 해군병 지원을 받을 결과, 모두 11명이 지원했다. 이는 지난달보다 19명이 줄어든 수치다.

반면 안전사고가 상대적으로 적은 공군은 4월에만 90명이 지원, 지난해 동기간 보다 17명이 증가했다.

지난한해 충북지역 해군 및 공군병 지원 입영자가 각각 558명, 580명으로 비슷했던 것으로 볼 때 이번 차이는 결국 천안함 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병무청 측은 "이번 한 번의 모집으로 해군기피현상을 단정 짓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최근 발생한 링스헬기 사고 등의 여파로 볼 때 당분간 해군 기피현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대학생 아들을 둔 이모(여·52·청주시 흥덕구 사직동)씨는 "온 가족이 해군을 가겠다는 아들을 만류했다"며 "어느 군이나 100% 안전한 곳은 없지만 되도록 해군은 보내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 강현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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