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방법 안가린 서명운동 논란

충북경찰,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 나서
중학생 동원 등 '할당량 채우기' 급급

2010.04.25 19:17:51

경찰이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줄이고자 '음주운전 근절 천만인 서명운동'에 나선 가운데 일선 지구대 경찰들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중학생들에게 서명을 받는 등 본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경찰 내부에조차 "아무런 효과가 없는 운동"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이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줄이고자 '음주운전 근절 천만인 서명운동'에 나선 가운데 일선 지구대 경찰들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중학생들에게 서명을 받는 등 본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경찰 내부에조차 "아무런 효과가 없는 운동"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를 음주운전 근절 원년의 해로 지정하고 지난달 3일부터 오는 6월10일까지 100일간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충북지역에서도 지난달 3일 청주 성안길에서 이철규 지방청장과 남상우 청주시장의 동시 서명을 필두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각 지구대별로 서명 할당량이 떨어지면서 지구대 직원들이 본래의 치안활동을 뒷전으로 한 채 서명 받기에만 열을 올리는 등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

충북청에서는 "구체적인 목표치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본보 취재결과 각 지구대 순찰팀별로 3천명의 목표치가 할당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구대별로 순찰팀이 4팀이니 한 지구대당 총 1만2천명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각 지구대별로 '비상'이 걸리다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명을 받으려는 현상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방범 순찰을 돌지 않으면서까지 서명을 받기 바쁜가하면 일부 지구대는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관내 중·고등학교를 방문, 운전과는 상관없는 학생들에게 단체 서명을 받는 등 '때우기' 식 음주 근절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민 김모(여·45)씨는 "우리 아이도 학교에서 서명했다고 한다"며 "중학교 1학년 아이에게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하니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청주지역 한 지구대 경찰은 "타 지구대보다 적을 경우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며 "이미 할당량을 채운 지구대가 있어 우리도 수단·방법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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