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하나 둘'…초등학교 간 칠순할머니

보은군 임옥진씨 뒤늦게 입학
아이들과 즐거운 운동회 펼쳐

2010.05.06 15:07:40

지난 4일 동광초등학교에서 임옥진 할머니가 어린학생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운동회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지난 4일 동광초등학교에서는 얼굴에 짙은 주름이 베인 할머니가 어린학생들과'하나 둘 하나 둘' 호흡을 맞춰가며'지뢰밟기' 경기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집이 가난해 배움의 기회를 놓쳐 70세가 넘어서야 초등학교에 뒤늦게 입학해 화제가 됐던 임옥진(여·73, 보은읍 신함리)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3학년이 된 임 할머니는 운동장에서 어린학생들과 어울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열심히 운동회를 치렀다.

임 할머니는"몸은 예전 같진 않지만 아직은 할만하다"며"손자같은 어린학생들과 함께 운동을 하니 오히려 절로 힘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 할머니는 이날 하루 종일 어린학생들과 똑같이 운동회 참여하느라 힘들만도 한데 운동회의 끝을 알리는 며느리 같은 선생님의 호루라기 소리에 지친기색 없이 손자같은 학생들과 손을 잡고 교단 앞으로 발맞춰 힘차게 뛰어갔다.

한편 할머니는 공부를 열심히 하기 위해 얼마 전 비싼 돈을 주고 안경까지 새로 맞췄다

할머니는"10년 전에 다친 오른쪽 눈이 거의 안보여 왼쪽 눈으로만 공부했었다"며"지금은 왼쪽 눈까지 점차 시력이 안 좋아져서 책을 읽기조차 힘들 정도"라고 말하고 있지만 시력이 떨어져 흐릿해지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학업에 대한 열정만은 또렷했다.

할머니는"다른 과목은 열심히 공부하면 할 만한데 수학은 계산문제라 나이 때문인지 정말 어렵다"며"어린학생들과 공부해 뒤지지 않게 과외공부라도 할 작정"이라고 공부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또 할머니는"나이가 젊었다면 대학까지 졸업하고 싶은데 나이 때문에 중학교 졸업장을 받는 것이 마지막 바람"이라고 말했다.

할머니의 담임을 맡고 있는 이윤희(여·47) 교사는"할머니는 반에서 반장이라고 불린다"며"비록 반장은 아니지만 공부뿐만 아니라 학교일까지 정말 열정적으로 반장처럼 솔선수범하는 학생"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은 / 정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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