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뛰어든 농심 '죽을맛'

일당 최고9만원 '짭짤' 몰려… 일손부족 '발동동'

2010.05.23 20:40:26

젊은 인력들이 대거 선거사무원으로 지방선거에 뛰어들어 농번기 인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선거가 농사를 망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증평에서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45)씨는 수정된 복숭아 등의 적과와 봉지를 씌우는 일을해야 하나 젊은 인력들이 대거 선거운동에 매달려 일손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라는 것.

그는 "사다리 등을 이용해 나무에 올라가야 하나 모두 나이가 60세가 넘은 노인들 5명을 겨우 구했으나 동작이 느린데다 나무에 올랐다가 떨어질까 우려해 걱정이 앞선다"며 "올 농사는 선거 때문에 망쳤다"고 말했다.

또 담배를 심는 작업을 하고 있는 김모(67.괴산군)씨는 "담배 모종을 심어야 하나 일손이 없어 겨우 나이든 노인들 몇 명을 청주에서 구했다"며 "이른아침 청주에서 차량을 이용해 모셔오고 저녁에 태워다 드리고 있다"며 여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모내기도 적기에 마칠지 의문이 들고 있다.

당초 예년보다 4~5일가량 늦어졌던 모내기는 지난주말 비가 내린 후 일정이 촉박해지고 있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진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

더욱이 트랙터 등을 움직여야 할 젊은 층들이 모두 선거판에 뛰어들어 현재 농촌에서는 트랙터를 운전할 인력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조모(58.음성군)씨는 "모내기를 위해 이양기나 트랙터 등을 이용하고 있으나 기계가 있어도 사람이 없어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며 "선거후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으나 모가 웃자랄까 걱정되고 병해충도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선거사무원의 일당은 약 7만~9만원에 달해 열흘 남짓한 선거운동 기간 최대 100여만원의 제법 큰 돈을 받을 수 있어 젊은층에게는 인기가 좋다.

주부 김모(38)씨는 "평소지지하던 후보의 선거운동도 하고 보수도 좋아 선거운동원으로 일을하고 있다"며 "선거가 우리들에게는 돈벌기 아주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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