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받으며 떠나는 단체장들 - 남상우 청주시장

청주시 최초로 예산 1조원 시대 열다
국비 확보의 달인… 뚝심 있는 정책
제설작업·산불진화 등 현장행정 강조

2010.06.07 19:24:43

남상우(65·사진) 청주시장도 재선을 허용하지 않는 청주시장 선거의 관례(?)를 깨지 못했다.

그는 이번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한범덕 후보에게 6만8천여표 차로 뒤져 재선에 실패했다.

남 시장은 가장 큰 패인으로 '세종시 문제'를 꼽았다. 그는 "청주시민을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했던 것이 선거운동기간 동안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고백했다.

주변의 시각도 비슷하다. 패배의 직접 원인은 '반 한나라당 정서'였다는 게 일반적인 평. 남 시장이 못해서 낙선한 것이 아니란 얘기다.

한범덕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 사이에서조차 "일 하나 만큼은 정말 열심히 하는 시장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남 시장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강한 체력을 앞세워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스타일이었다. 폭설이 내리는 날에는 새벽 4시부터 제설작업에 앞장섰고, 산불이 날 때면 외손녀를 업고 현장에 뛰어갔다.

예산 확보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그는 2006년 6천423억원이었던 청주시 예산을 2010년 1월 1조51억원으로 증액, 청주시 최초로 예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또 중앙부처를 수시로 방문, 청주시 역점 사업을 일일이 설명하며 국비확보에 앞장섰다. 그 결과 2006년 896억원이었던 국비를 2010년 1월 2천151억원으로 늘렸다.

남 시장이 재임하는 민선 4기 동안 청주시는 각종 수상을 독차지했다. 대통령상 5건, 사업평가 전국 1위 14건 등 109건에 달하는 수상실적으로 47억원의 인센티브를 따냈다. 그야말로 '일벌레' 시장이었던 셈이다.

'살맛나는 행복한 청주'. 그가 민선 4기 동안 강조해온 말이다. 또 이를 위해 무단히 노력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설령 일부 주민이 반대하는 일이라도 시민 전체를 위해서는 '뚝심'있게 밀어 붙였다.

남 시장은 7일 주간업무보고 회의에서 "개신동 고가차도 공사와 관련, 이 일대 주민들이 '남상우를 찍지 말자'고 결의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청주시민 전체를 위해서는 꼭 해야 할 일"이라며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소신껏 일해야 한다는 게 내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남 시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덤덤히 받아들였다. 그는 "시민 한 분 한 분이 보내준 성원에 감사하다"며 "시민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던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달 30일자로 청주시청을 떠나게 되는 남 시장. 아직까지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지 청주를 위해 일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그가 수없이 강조해온 '살맛나는 행복한 청주'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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