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으로 낮으로…열 받는 충북

2010.08.22 19:15:07


올 여름 속담 하나가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바로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는 말. 더위가 한 풀 꺾임을 뜻하는 속담이다.

그런데 적어도 올해만큼은 이 말이 틀렸다. 더위가 전혀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처서가 오늘로 다가왔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불가마다. 낮에는 폭염경보가, 밤에는 열대야가 괴롭힌다. '처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청주기상대는 21일 오전 4시를 기해 청주와 청원, 괴산, 증평지역에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지난 19일 충북 전 지역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를 확대한 것이다.

폭염경보와 주의보는 각각 35도, 33도를 넘는 낮 최고기온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올 여름 청주지역에는 모두 3차례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그 첫째 날은 35.7도를 기록한 지난 5일. 2008년 폭염특보제 도입 이후 청주지역 최초의 '사건'이었다. 이후 21일, 22일에도 폭염경보는 잇따랐다.

폭염주의보도 모두 13차례 있었다. 지난 7월19일을 첫 시작으로 이달 20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입추(立秋)였던 지난 7일에도 폭염주의보는 청주를 강타했다.

열대야는 더 미칠 지경이다. 올해만 청주지역에서 20차례다. 22일에도 오전 최저기온 25.5도를 기록, 열대야 현상을 보였다.

기상대에 집계된 지난 30년 동안의 청주지역 열대야는 연평균 5일. 지난 2000년 4차례, 2001년 7차례, 2002년 3차례, 2004년과 2005년 5차례, 2006년 6차례 등이다. 2007년과 2008년 10차례로 다소 많다가 지난해 다시 3차례로 감소하더니 올해 급증했다.

도무지 가을을 허락할 것 같지 않은 폭염의 원인은 뭘까. 기상대는 예년과 차원이 다른 '매머드급 북태평양 고기압'을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여름이면 으레 북태평양 고기압이 기승을 떨치지만 올해는 유난히 큰 기단이 발달, 아직까지 한반도 상공에 머물면서 덥고 습한 공기를 내뿜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폭염은 23일 낮부터 한풀 꺾일 전망이다. 그렇다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갑자기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잠시 비가 내릴 뿐이다.

청주기상대는 "23일과 24일 기압골의 영향으로 충주, 제천, 단양 등 충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뇌우를 동반한 비가 내리겠다"며 "시간당 강우량은 30~50㎜"라고 예보했다.

23일 아침 최저기온은 청주 25도, 충주 24도, 추풍령 23도 등 23도에서 25도, 낮 최고기온은 청주·충주 31도, 추풍령 32도 등 30도에서 33도로 전날보다 낮겠다.

/ 강현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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