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값 없어서…' 20살 아빠 편의점 털어

2010.09.16 19:24:41

신체장애 때문에 직장을 구하지 못하던 스무살 가장이 분유값을 마련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10대 때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을 비관하던 A(20)씨는 가출 뒤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여자친구를 만나 지난해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지난 5월 딸아이도 태어났다.

그러나 A씨에게는 변변한 직장이 없었다. 어려서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생긴 왼팔 장애가 번번이 걸림돌이 됐다. 가족이 생긴 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장애가 있는 A씨를 채용해 주는 곳은 없었다.

A씨는 배고파 우는 딸을 보기가 점점 힘들었다. 그러다 결국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말았다.

지난 7월27일 새벽 3시30분께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B(여·51)씨의 편의점에 들어간 A씨는 남성용 화장품 등 10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뒤 다음날 이를 환불받아 10만원을 마련했다. A씨는 이 돈으로 딸에게 먹일 분유와 아기용품을 샀다.

그 후 A씨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절도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의 전화였다. 경찰서를 찾은 A씨는 CCTV에 찍힌 자신의 범행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사연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며 "그러나 범법 행위를 저지른 이상 처벌을 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청주흥덕경찰서는 16일 편의점에서 금품을 훔친 A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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