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부들의 쌀구입 행동은 생각보다 다소 복합한 대략 9개 정도의 정형화된 패턴을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이를 쌀마케팅 전략에 응용할 경우 지역 농민과 도내 지자체들이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대 이준배(사진·농업경제학과) 교수가 얼마전 한국농업경제학회지인 '농업경제연구'(제 50권 제 4호)에 'SOM 혼성군집 모형을 이용한 쌀시장 세분화' 논문을 발표했다.
일반에 다소 생소한 'SOM'은 이른바 인공 신경망 이론을 이용한 것으로, 소비자들의 주관적인 심리특성이나 내면적인 가치관은 통계학적 수치로 끌어내기 위해 이 교수가 개발했다.
이 교수는 서울에 거주하는 284명의 주부들의 쌀구입 행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들을 일대일로 면접한 후 이를 앞서 거론한 'SOM 혼성군집 모형 이론'으로 분석했다.
분석 인자는 연령, 소득, 학력, 가족수, 브랜드 선호여부, 구매 강도, 맞벌이 여부 등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할 수 있는 것들이 동원됐다.
그 결과, 284명의 주부들이 보인 쌀구입 행동은 A~I형까지 9개 군집 중의 하나에 속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A군집은 40~50대 중산층으로, △소비행동에 우월감을 가지고 △브랜드 지향적이며 △쌀구입시 많은 변수를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15.1%를 차지했다.
B군집은 30~50대 중산층으로, △내부지향적인 구입 패턴을 보이고 △많은 변수를 보통으로 인식하며 △쌀 소비량이 다소 많았다. 10.2%의 분포도를 보였다.
C군집은 40~50대 맞벌이 중산층으로, △현재 상태에 자족하고 △외부 지향적인 의사결정을 하며 △따라서 품질, 안정성, 기능성, 브랜드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12.0%를 차지했다.
D군집은 40~50대의 쌀 소비량이 많은 집단으로, △소비의 외부와 내부를 함께 지향하고 △따라서 가격·품질 모두를 중시하는 경제적 실리형 모습을 보였다. 12.7%를 차지, 가장 많은 분포도를 보였다.
E군집은 30~60대 가정주부가 많은 층으로, △소득이 다소 낮고 △도정일자와 품질을 중요시하는 등 중등 안정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체 12.0%를 차지했다.
F군집은 50대 이상의 가정주부로, 학력과 소득이 높으면서 브랜드·도정일자·품종 등을 모두 중시했다. 그러나 가격·이미지·광고내용을 중시하지 않았다. 합리적 논리형 집단으로, 6.3%를 차지했다.
G군집은 50대 이상의 소득이 높은 가정주부로, 가격·품질은 살피지만 이미지, 광고 등은 중시하지 않았다. 실용적 논리형 집단으로, 12.3%를 차지했다.
H군집은 30~60대의 저학력·저소득층으로, 가격을 꼼꼼히 살피지만 다른 요소는 의식하지 않았다. 가격지향적인 무관심형 집단으로, 11.3%의 분포도를 보였다.
I군집은 30~60대의 맞벌이 하는 저학력·저소득층으로, 쌀 구입시 모든 지표를 의식하지 않았다. 무관심형 집단으로, 전체 8.1%를 차지했다.
이 교수는 "도내 지자체들의 농산물 마케팅 전략은 이제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 분석은 세분화된 쌀시장 규모를 미리 파악, 이를 동태적인 마케팅으로 연결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기초연구 우수성과 논문으로 선정됐다.
/ 조혁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