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청주야구장 조명탑' 돌풍 때문?

최대순간풍속 12.4m/s로 위력 크지않아
"지면 마찰력 등 역학적 부분 작용 가능"

2010.11.15 19:49:54

11일 오후 7시께 청주야구장 조명탑 1개가 돌풍에 부러졌다.

청주야구장 조명탑이 지난 11일 돌풍에 부러진 사건은 기상학적으로 잘 설명되지 않는 면이 있어 이런저런 해석을 낳고 있다.

15일 청주기상대에 따르면 당시 같은 시간대의 청주지역 최대순간풍속은 12.4m/s를 기록했다.

이는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돌풍)의 속력이 초당 12.4m로 기록됐음을 의미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기록된 12.4m/s는 청주지역의 역대 최대순간풍속 값에 미치지 못하고, 또 우리나라 최대 극값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이어서 갖가지 해석을 불러오고 있다.

청주기상대가 최대순간풍속을 기록하기 시작한 해는 1971년으로, 이후 1999년에 기록된 32.0m/s 값이 역대 최고극값으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 11일 돌풍보다 19.6m/s나 강한 풍속이다. 풍속은 곧 에너지이기 때문에 바람의 강도(풍압)가 그만큼 강한 것을 의미한다.

전국적인 비교를 할 경우 11일 청주지역의 돌풍은 그 모습이 훨씬 더 왜소해 지고 있다.

지난 2000년 8월 31일 태풍 피라피룬이 흑산도에 상륙했을 때 무려 58.3m/s의 최대순간풍속을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흑산도 송전탑 일부가 부러졌다.

그러나 지난 11일의 돌풍은 위 두 사례보다 훨씬 약함에도 불구하고 야구장 조명탑 허리가 부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청주기상대는 이에대해 "당시 12.4m/s는 기상학적으로 엄청난 위력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고층 설치물에는 풍속 외에도 여러가지 역학적인 부분이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시 조명탑에는 지상에서 불었던 것보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보다 강한 바람이 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청주기상대는 관측장비가 설치된 '청주 복대동+지상 10m' 값을 공식값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청주야구장 조명탑은 지상 10m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하고, 이 경우 건물 등에 의해 지표면 마찰력이 저감되는 현상을 불러온다. 때문에 복대동보다 풍속이 더 강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청주기상대가 위치한 복대동 지역에 고층 아파트 등 시설물이 많이 들어서면서 청주야구장보다 최대순간풍속값이 다소 낮게 측정될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케 하고 있다.

지난 11일 발생한 청주지역 돌풍은 시설관리, 기상, 구조역학 등의 업무를 수행했거나 맡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다양한 연구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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