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2당 전락..정계재편 급류

대선구도에 파장.범여 주도권 쟁탈전 치열

2007.02.06 14:58:25

열린우리당내 신당파 의원 23명이 6일 집단탈당을 결행, 여당발(發) 정계개편이 현실화됨에 따라 당정관계와 국회운영은 물론 차기 대선구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대선을 앞두고 여권이 분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범여권의 대선후보 선출문제는 오리무중에 빠져들게 됐고, 여당은 추가 탈당과 탈당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합종연횡으로 당분간 극심한 혼돈을 겪게 될 전망이다.

원내 제1당은 열린우리당에서 한나라당으로 3년만에 다시 넘어가 임기말을 맞은 참여정부와 국회의 긴장도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당이 원내 과반에 훨씬 못미치는 110석으로 왜소화됨에 따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추진중인 `원 포인트‘ 개헌안의 국회통과를 여당이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은 물론 부동산 법안 등 각종 민생법안의 추진도 벽에 부딪칠 공산이 커졌다.

최근까지 당 지도부를 이끌었던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康奉均) 전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우리당 의원 23명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집단탈당과 독자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선언했다.

탈당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와 강 전 정책위의장 외에 노현송, 김낙순, 이종걸, 조배숙, 박상돈, 전병헌, 조일현, 우제창, 변재일, 최용규, 장경수, 노웅래, 제종길, 이강래, 서재관, 양형일, 주승용, 우제항, 우윤근, 최규식, 이근식 의원이다.

이들은 ‘참회와 새로운 출발‘이란 제목의 탈당 성명서에서 "중산층과 서민이 잘 사는 미래선진한국 건설에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중도개혁세력과 함께 통합신당을 창조해 나갈 것이며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의정활동에 충실하면서 통합신당 창당에 진력하겠다"며 "우리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남은 임기 책임있게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성심껏 협조할 것이나 정치적 개입은 단호하게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단탈당으로 인해 지난해 말 신당 논의가 본격화한 이래 우리당 탈당 의원 수는 이전 탈당했던 6명까지 포함해 모두 29명으로 불어났고,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경우 30명을 넘기게 되면서 100석 붕괴도 가시권에 접어든 양상이다.

유선호(柳宣浩) 김태홍(金泰弘) 의원이 7일 개별 탈당을 검토중이고 이상경(李相庚) 안민석(安敏錫) 의원 등도 주말께 탈당해 천정배(千正培) 의원측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는 14일 전당대회를 전후해 임종석(任鍾晳) 송영길(宋永吉) 의원 등 재선그룹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병헌(田炳憲)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임종인(林鍾仁) 의원을 제외하고 천정배(千正培) 의원 등 먼저 탈당한 의원 5명과 주말에 워크숍을 개최하고 내주 중 교섭단체 등록을 하게 될 것"이라며 "중도개혁 통합신당 추진이 제1 목표이고 통합신당 추진체 구성이 제 1과제"라고 밝혔다.

탈당의원들의 새 교섭단체 구성으로 지난 2003년 11월 ‘백년 정당‘을 표방하며 창당한 우리당은 3년여만에 중대국면을 맞게 됐다.

우리당의 의석 수는 2004년 4월 17대 총선 당시 152석에서 110석으로 축소되면서 한나라당(127석)에 원내 제 1당 지위를 넘겨줬다.

한나라당은 정국의 주도권을 쥘 기회를 맞았지만 여전히 과반에 미달하기 때문에 전권을 행사할 수 없으면서도 정국운영에 대한 책임의 한계는 더 넓어지게 돼 그만큼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당이 분당돼 원내 2당으로 추락하고 새 교섭단체가 정책 좌표를 중도개혁 노선으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정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그동안 참여정부 국정과제의 동력을 원내 다수당이었던 우리당과의 공조에서 찾아왔으나 앞으로 국정과제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한나라당 등 야당과의 제한적 협력관계 구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17대 총선을 계기로 진보 진영에 넘어갔던 의회권력이 다시 보수진영으로 ‘U턴‘하면서 국회의 각종 법안 및 현안 처리에 있어 보수적 색채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양당제(원내교섭단체 기준)였던 정당 구도는 우리당, 한나라당, 새 교섭단체 등 3당 이상의 다당제로 전환, 각종 법안 및 현안 처리를 놓고 정당간의 이합집산이 활발하게 펼쳐지면서 정치권의 긴장도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치에서 다당제 구도는 지난 1988년 13대 총선 직후의 민정당, 통일민주당, 평화민주당, 신민주공화당 4당 체제 이후 11년만에 처음이다.

탈당의원들의 새 교섭단체는 ‘범여권 통합신당을 위한 초석‘을 자임하면서 당장 신당을 창당하기 보다는 ‘통합신당 추진체‘로서의 역할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천명, 앞으로 우리당, 민주당, 국민중심당, 시민.사회 세력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연대에 나설 것으로 보여 정계개편 논의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통합신당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사실상 공백상태나 다름 없는 범여권의 대선주자 찾기도 진전될 가능성이 있어 현재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 등 한나라당 ‘빅 3‘ 일변도로 전개되고 있는 17대 대선구도에도 변화가 초래될 지 주목된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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