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법 통과 영향..주택시장 거래 ‘꽁꽁‘

호가 격차도 최고 2억원 벌어져

2007.03.04 12:15:00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 안의 국회 통과가 확실시되면서 주택시장이 더욱 얼어붙고 있다.

강북 등 일부 지역의 저가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며 급매물도 팔리지 않고 있다. 설 이전 반짝 거래가 이뤄졌던 일부 재건축 단지에는 다시 찬바람이 분다. 매도-매수자의 호가 격차는 최고 2억원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는 봄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이번 거래 침체가 장기화될 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 강남권 거래 ‘올스톱‘ = 지난 달 설 연휴를 전후해 급매물 4건이 거래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달 말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교통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한 후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일부 수요자들이 구정 이후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선취매를 했으나 주택법이 통과되자 매수 대기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며 "구정 전 다소 오를 기미를 보이던 호가 상승세도 멈췄다"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 주공단지도 마찬가지다. 2월 들어 호가보다 1억원 가까이 싼 급매물 몇 개가 반짝 거래됐으나 지난 달 말부터 다시 조용해졌다.

최근까지 8억7천만-8억8천만원이던 둔촌 주공4단지 31평형의 경우 8억1천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와 있지만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

SK선경공인 박노장 사장은 "주택법 통과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자들이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3월 이사철이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단지도 주택법 통과후 매수자들의 문의전화가 뚝 끊겼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재건축 사업성이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남도공인 이창훈 사장은 "급매물이 나와도 매도-매수 희망 가격 차이가 3천만원 이상 벌어진다"며 "그나마 아직 매물은 크게 늘지 않아 가격만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재건축뿐 아니라 강남권과 양천구 목동 등 인기 지역의 일반 아파트 시장도 침체돼 있다. 서초구 서초동 씨티공인 안시찬 사장은 "주택법과 대출 규제 때문에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수자들은 2억원 이상 싼 7억7천만-8억원은 돼야 사겠다고 할 정도로 호가 공백이 큰 상태"라며 "가격이 안맞아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일부 가격이 싼 강북지역 소형 아파트는 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자 매매거래가 늘어나는 추세다. 신혼부부 등이 싼 전세를 찾아 왔다가 물건이 없자 아예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이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의 경우 올들어 전셋값이 평균 2천만원 정도 올라 24평형 전셋값과 매매값 격차가 6천만-7천만원으로 좁혀졌다.

미아동 SK북한산시티 관계자는 "가격이 싸니까 설 이후 매매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매매가가 크게 오른 건 아니다"고 말했다.

◇ 봄 이사철 특수 없나 =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주택법 통과 여파로 당분간 거래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서초구 잠원동 양지공인 이덕원 사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로 매수자 10명중 6-7명이 주택 구입을 포기하고 있다"며 "봄 이사철인 3-4월엔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주택법 통과후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매수세가 붙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부동산써브 우석공인 임규만 사장도 "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가 20-25% 싸진다는 데 누가 집을 사겠느냐"며 "올 상반기까지는 거래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이번 주택법 통과로 오히려 주택시장에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일단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하다가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3월 중순 이후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북이나 수도권 일부 지역은 봄 이사철을 맞아 값싼 소형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노원구 상계동 88공인 김경숙 사장은 "서울에서도 저평가 돼 있다는 인식 때문에 매도자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며 "봄 이사철을 맞아 신혼부부 등이 움직이면 가격이 소폭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