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불청객' 된 황사

올들어 벌써 4번째, 2007년 이후 부쩍 증가
지구 온난화 따른 동북亞 가뭄아 원인인 듯
조선시대도 가뭄 심할 때 '土雨' 많이 내려

2010.12.02 19:25:04

한반도 황사(Asian dust) 현상은 주로 봄철에 많이 찾아왔다. 그러나 근래들어서는 겨울철에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2일 청주기상대는 "이날 밤 강풍과 천둥을 동반한 비가 온 후 다음날은 한반도 서쪽으로부터 황사현상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보했다.

청주기상대의 발표대로라면 올 11월 이후 벌써 4번째 황사현상이 찾아오는 것이 된다. 종전의 황사 현상은 3~5월 봄철에 많이 찾아왔다.


관련 자료를 보면 봄철 83%, 여름철 4%, 가을철 2%, 겨울철 11% 등의 분포도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이후 '12월 황사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2007~2010년 동안의 기상대 월별관측(청주지역 기준) 기록을 보면 1월 1회, 2월 3회, 3월 14회, 4월 5회, 5월 8회, 6~8월 0회, 9월 1회, 10월 1회, 11월 3회, 12월 7회 등의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12월 황사는 1967~2006년 38년 동안에는 단 6회밖에 관측되지 않았으나, 2007년 이후에는벌써 7회나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아직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기상 전문가들 사이에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기상학상 황사가 발생하려면 △지표면이 매우 건조해야 하고 △이런 상태에서 한랭전선 등 강한 상승기류가 만들어져야 하며 △마지막으로 미세먼지를 운반할 편서풍내지 제트기류가 대기 상층부(약 3~5㎞)에 불어줘야 한다.

3일 찾아올 것으로 예보된 이번 황사는 이같은 발생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강풍과 천둥을 동반한 겨울비가 온다'는 것은 한랭전선이 한반도 쪽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기상 전문가들은 황사발생 3대 요소중 발원지의 지표면 건조 정도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내몽고 사막 등 중국 북부지역 황사 발원지는 올 가을철 비가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0~10㎜대'의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다. <지도참조, 점선 부분>

올 11월 중~하순의 동아시아 강우량 기록한 지도이다. 중국 북부와 한반도 등 북위 30~40도 지역에 가뭄이 심하게 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기상대 관계자는 이에대해 "한랭전전이 황사 발생의 미시적인 원인을 제공한다면, 광범위한 가뭄은 지구 온난화라는 거시적인 원인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선왕조실록을 검색·분석한 결과, 넓은 의미의 조선시대 황사 표현인 '흙비'(土雨)도 지표면 건조화, 즉 가뭄현상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록을 보면 조선시대 가뭄은 중종(16세기 전반) 재위기간 때 452회로 가장 많이 찾아왔고, 다음은 성종(15세기 후반) 443회, 세종(15세기 전반) 322회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조선시대 흙비 현상은 중종 52회, 성종 37회, 세종 18회 등으로 나란히 1~3위를 기록, 가뭄 현상과 궤적 같이 하고 있다.

이는 동북아시아 북위 30~40도 지역에 가뭄이 심하게 들었을 때 황사현상도 증가하는 것을 의미, 기상학적으로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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