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월탄리 지명 '달여울'과 관련없어

충북대 김진식 교수, 어원고찰 논문
민득이 등 자연마을은 인물서 유래

2010.12.20 19:04:52

김진식 교수

'청원군 강내면 월탄리는 달여울과 관련이 없고, 또 청원군 현도면 노산리 역시 동물 노루(獐)와 무관한 지명이다.'

충북대 국어교육과 김진식(사진) 교수가 얼마전 '고유 지명에 관한 어원 고찰' 논문을 한국중원언어학회지에 기고했다.

김 교수는 고유지명의 어원을 살펴보기 위해 법정마을인 청원군 강내면 '월탄리'(月灘里)와 현도면 '노산리'(魯山里) 등을 표본으로 정했다.

그리고 자연마을로는 현도면 하석1리의 '대원'(竹院으로도 불림), 하석2리 '성마루'(각회 마을로도 불림), 남일면 화당2리 '민득이'(한자표기는 聞道) 마을 등을 선정·고찰했다.

그 결과, 월탄리와 노산리는 각각 달여울과 노루(獐)와 관련이 없고, 또 자연마을 이름은 상당수 과거 생존했던 인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지명 월탄리는 여지도서(영조 36·1760년)에는 '부탄리'(浮灘里)로, 조선지지자료(1914년)에도 '부탄리'(순우리말 지명은 '데례올')로 나타난다.

이후 1987년 1월 민원에 의해 '부탄리'에서 '월탄리'로 개명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김교수는 이에대해 "부탄리의 순우리말 지명인 '데례울'을 한자 표현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달여울'을 뜻하는 '월탄리'라는 지명이 생겨났다"며 "그러나 '달여울' 할 때의 '달'은 고구려어 계통으로 '산'(山) 또는 '높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데례울'을 '달여울'로 바꾼 것이나, 이를 다시 '월탄리'로 개명한 어느 것도 '달여울'의 '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이름이라고 김교수는 밝혔다.

또 다른 법정마을 이름인 청원군 현도면 노산리도 본래 의미와 다르게 작명된 지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에 따르면 노산리는 여지도서에는 '노로산리'(路路山里)로, 조선지지자료에는 '노산리'(老山里)로 나타난다. 이후 지난 2008년 10월 지금의 행정명인 '노산리'(魯山里)로 개명됐다.

김 교수는 이에대해 "노산리의 순우리말 지명은 '노루미'로 나타난다"며 "이것이 계기가 돼 발음이 비슷한 '노산리' 계열로 거듭 개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루미' 할 때의 '노루'는 동물 '노루'(獐)가 아닌 길게 늘어진 모습의 산을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노루미'를 '노산리'로 바꾼 것은 한자에 관계없이 본래 의미를 살리지 못한 개명이라고 김교수는 밝혔다.

이밖에 자연마을 지명인 현도면 하석1리의 '대원', 하석2리 '성마루', 남일면 화당2리 '민득이' 등은 모두 특정인물에서 유래된 지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대원'에 대해 "조선시대 때 하석1리에는 권회(權灰·1618~1687)라는 문인이 살았고, 그의 호는 '죽원'(竹院)이었다"며 "이때의 '죽'이 '대'로 바뀌며 생견나 마을 이름이 지금의 '대원'"이라고 밝혔다.

하석2리 '성마루'에 대해서는 "안동권씨 정기(正己)라는 인물이 과거 성터가 있던 곳에 정착을 하면서 생겨난 지명"이라며 "성마루를 '각회'(殼晦)라고도 부르는 것은 권정기의 호가 '각회'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남일면 화당2리 '민득이' 마을은 조선시대 때 이곳에 거주했던 송기후(宋基厚·1621~1674)라는 인물 때문에 생겨난 지명이다.

김교수는 "송기후의 호는 문도재(聞道齋)였다"며 "이 호를 따서 마을 이름을 '문도'(聞道)라고 불렀고, 이것이 변해 지금의 '민득이'가 됐다고 밝혔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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