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자연휴양림의 현재와 미래

천혜의 자연조건에도 '답보'…다각적 마케팅이 열쇠

2011.01.09 21:15:52

편집자 주

국내 산림문화 한 가운데에는 이른바 '자연 휴양림'이 위치하고 있다. 산 아래에 올레길 열풍이 불고 있다면, 산중에는 자연휴양림 문화가 계속 각광을 받고 있다.
충북의 동쪽은 그 자체가 도계(道界)가 되면서, 그곳으로 한반도 등줄기인 백두대간이 지나가고 있다.
따라서 충북은 다른 지자체보다 풍부한 자연휴양림 입지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만도 않다.
충북은 같은 백두대간 사면에 위치하고 있는 강원도나 경북에 비해 낙후된 자연휴양림 문화를 지니고 있다. 현재의 실태와 발전 방향을 살펴본다.

충북은 백두대간이 지나감에도 불구하고 천혜의 자연휴양림 입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받고 있다. 국립을 제외한 충북 지자체 자연휴양림 지도.

◇ 계속되는 자연휴양림 열풍

자연휴양림(recreational forests)은 글자 그대로 하이킹, 캠프, 스키, 산림욕, 등산 등 국민의 보건휴양에 폭넓게 이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지정·정비된 산림을 말한다.

산림청은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자연휴양림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강원도 대관령자연휴양림이 국내 제 1호로, 지난 89년 2월에 개장됐다.

이후 산업 고도화와 다소간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자연휴양림을 찾는 이용객들이 급증했다. 여기에 주5일 근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서 자연휴양림 문화는 대중화의 길로 접어 들었다.

'울창한 숲,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지저귀는 새소리'.

국민들은 주말이 되면 도시를 탈출하고 싶은 욕구를 일정부분 자연휴양림을 찾는 것으로 해소하고 있다. 여기에는 저렴한 숙박비도 일조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1년 전국 자연휴양림을 찾은 방문객은 연간 81만명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06년에는 507만명으로 증가했다. 15년만에 6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국 자연휴양림측이 얻은 총수입도 1991년 2억원에서 2006년 186억원으로 무려 93배 증가했다.

◇ 충북의 자연휴양림 실태

2010년 12월 현재 충북에는 총 13개의 자연휴양림이 존재하고 있다. 국립 2개, 지자체 소유 11곳으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이같은 규모는 전국과 비교할 경우 중간내지 중하위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12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122개의 자연휴양림(사설 휴양림 제외)이 존재하고 있다.

이를 광역단체별로 살펴보면 서울·경기 12개, 강원 24개, 충남 16개, 충북 13개, 전북 11개, 전남 12개, 경북 21개, 경남 11개, 제주 2개 등으로, 강원과 경북이 크게 앞서고 있다.

이처럼 두 지역에 자연휴양림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백두대간 등 산림문화 자원이 풍부하고 △여기서 생긴 오지성 문화가 도시민의 도시탈출 욕구를 흡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밖에 해안을 끼고 있는 점도 두 지역의 입지를 크게 강화시켜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도계(道界)가 흐르는 충북의 동쪽 사면은 그 자체가 '남북 700리'의 백두대간이다.

따라서 충북의 산림 위정자들이 종종 말하던 "강원, 경북은 백두대간 때문 자연휴양림 문화가 발달했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이는 거꾸로 얘기하면 "충북은 아직 자연휴양림 문화의 발전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 되고 있다.

◇ 전국 이용객 실태

얼마전 경희대 대학원 윤혜진 씨가 '지역별 국유자연휴양림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윤씨는 전국의 국립자연휴양림을 이용한 780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 방법으로 이용 실태를 조사했다. 대상 자연휴양림은 경기, 강원, 충청, 경상, 전라 등으로 충북에서는 보은 속리산 말티재자연휴양림이 포함됐다.

그 결과, 5개 지역 모두 30~40대 방문객이 주류를 이뤘고, 직업 분포도는 사무행정직, 자영업, 전문직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거주지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방문객이 매우 높게 나타났고, 가구소득은 3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호하는 자연휴양림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전국 각지, 충남은 경상도, 경북은 전라도 등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도계를 넘어야 여행하는 맛이 난다'는 세간의 속설이 어느정도 확인되고 있다.

반면 충청도 지역 자연휴양림은 전국 주부들의 선호도가 이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부들이 가정적인 이유 등으로 동선이 짧은 여행을 선호하는 의미로 파악되고 있다.

◇ 충북 자연휴양림 발전방안

좌구산 자연휴양림 산책로

백두대간은 고개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동·서 사면 양 지자체에서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자연휴양림 이용객을 보다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는 가칭 '백두대간 박물관' 건립이 절실해 보인다.

최근 여행객들은 가족단위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백두대간 박물관은 전국 자연휴양림을 선택하는데 '유인 상품'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녀 교육과 연계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폐도 활용과 추위 마케팅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백두대간 충북 사면에는 방치되고 있는 폐도가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이화령 구도로가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일본의 어떤 지자체는 폐쇄된 철로를 스키장으로 리모델링,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백두대간에 위치한 이화령도 재활용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국 자연휴양림 이용객을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스키장과 같은 연동시설이 매우 필요해 보이고 있다.

추위 마케팅도 그런 면에서 연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천, 단양, 수안보, 괴산, 보은 등 충북 백두대간 지역은 내륙이면서 산지이기 때문에 추위 마케팅을 펼칠 곳이 적잖이 존재하고 있다.

이것들 모두는 충북 자연휴양림 발전과 연동돼 있다고 볼 수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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