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를 알면 한국 건축이 보인다

김왕직교수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출간

2007.04.17 15:17:02

우물마루, 장마루, 대청, 툇마루, 쪽마루, 누마루, 들마루….

우리 전통 건축에서 마루 종류가 이렇게 많지만 제대로 가려내는 현대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전국 각지의 유명하다는 고궁이나 정자, 절을 찾으면 전통 건축을 쉽게 볼 수 있고, 국사책에서는 각 시대의 주요 건축물과 양식을 소개하지만 무슨 뜻인지 모르는 용어가 가득하다.

용어의 난이도가 비교적 낮은 마루를 보자. 마루는 일단 모양에 따라 ‘우물마루‘와 ‘장마루‘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우물마루는 한옥에서만 볼 수 있는 마루로 기둥과 기둥사이에 긴 장선을 지른 뒤 우물 정(井)자처럼 사이사이에 일정한 간격으로 장선을 붙이고 마루청판을 끼워 마감한다.
장마루는 기둥사이에 장선을 일정한 간격으로 걸고 그 위에 폭이 좁고 긴 마루널을 깔아만든 마루로 일본 무사가옥이나 중국의 전통가옥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쓰임과 위치에 따라 구분되는 마루 중에서는 ‘대청‘이 있다. 대청은 마루 중에서도 넓은 마루라는 뜻. 대청마루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마루라는 의미가 포함돼있는 용어다. ‘툇마루‘는 방 앞에 있거나 방과 방 사이를 연결하는 마루다. 밖에서 안으로 들어갈 때 잠시 걸터앉아 옷도 털고 신발도 벗고 겨울에는 추위가 방안으로 바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쪽마루‘는 툇마루와 비슷하지만 건물 뒤에 창호가 있는 쪽에 부분적으로 설치하고 장마루 형식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누마루‘는 지면에서 높이 띄운 원두막 형식의 마루다. 남원 광한루, 삼척 죽서루, 진주 촉석루 등은 누마루만으로 구성된 건물이다. ‘들마루‘는 강원도 등에서 여름 한 철 사용하는 이동식 마루다.

명지대 건축학과 김왕직 교수가 낸 책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동녘)은 목조로 지어지는 한국 전통 건축의 재료부터 세부 마감, 건축 도구까지 1만여 개가 넘는 건축 용어 가운데 자주 사용되는 1천여개를 추려 사진과 함께 설명한 책이다.

김교수는 "한국 건축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사용되는 용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용어를 익히면 한국 건축의 반은 이해한 것이며 훨씬 재미있고 흥미로워진다"고 말한다.

용어사전이지만 도판과 사진을 비교해가며 읽다보면 한국 건축이 조금은 보이고 암호문 같은 전통 건축의 설명판을 그럭저럭 읽어낼 수 있겠다는 용기도 생긴다.

"이 집은 다포계 팔작 지붕, 겹처마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채에 붙어있는 누마루의 문설주 부분은 흔히 볼 수 없는 것이다… 이 집의 백미는 덤벙주초 위 도랑주로…"
532쪽. 2만4천원.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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