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프로바둑 계보, 다시 이어지나

청주출신 김진휘 군 비씨카드배서 맹활약
95년 이후 첫 프로기사 배출 기대감 '솔솔'

2011.02.07 20:21:16

충북 프로바둑의 계보가 다시 이어질 것인가.

현재 국내 프로 바둑계에는 충북 출신으로 노영하(청원 출신·사진) 9단, 김강근(청주〃·사진) 6단, 권오민(충주 〃·사진) 5단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중 노 9단은 바둑해설가로 활동하고 있고, 김 6단과 권 5단은 근래 물가정보배 본선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것에서 보듯, 충북 프로바둑은 중앙무대에서 크게 밀리는 편이다. 또 지난 1995년 김·권 두 프로기사를 배출한 이후 계속 공백기를 가져왔다.

이런 흐름속에 낭보가 날아왔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유일하게 모두 참가할 수 있는 제 3회 비씨카드배 세계바둑대회 예선전(64강)이 지난달 하순 서울 모호텔에서 열렸다.

김진휘(좌) 군이 중국 랭킹 5위권인 구링이 프로기사와 대국하고 있다. 김군이 흑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이 자리에서 한국기원 연구생인 김진휘(15·경성중 3·사진) 아마추어 5단이 중국 프로바둑기사 구링이 5단에게 흑으로 229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일반인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얘기가 될 수 있지만, 바둑계에서는 아마추어가 프로를 이기는 것을 "하늘의 별따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특히 구링이 5단은 중국 프로랭킹 5위권(일부 보도는 10위권)을 넘나드는 실력파로, 그의 이름 앞에는 '신예 강자', '차세대 비밀병기'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고 있다.

이날 대국은 격렬한 싸움은 없었지만 시종 긴장 속에서 진행됐다. 두 대국자의 기풍이 비슷하면서 속칭 '눈터지는 계가 바둑'이 중반 이후 계속 됐다.

이런 유형의 대국은 관람자에게는 재미가 없지만, 정작 대국하는 두 사람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심리 상태에서 반상 운영을 해야 한다.

기보를 놓아 본 결과, 김군은 실리에 민감하면서 전투를 마다 않는 기풍(棋風)으로 전반적으로 이세돌 9단과 비슷한 분위기를 보였다.

대국이 김 5단의 불계승으로 끝나자 한국기원 측은 '연구생 1조 김진휘가 중국 구링이 5단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본선에서 돌풍의 주역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라고 보도자료를 썼다.

현재 김군은 서울 경성중 3학년에 재학 중이지만 청주가 고향이다. 부친 김승석(49) 씨 역시 청주지역의 모 회사원이다.

김씨는 "현재 진휘가 장수영(프로9단) 사범 밑에서 바둑수업을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아내가 서울에 거주하며 아들을 뒷바라지, 본의 아니게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기까지 왔으니 아들의 프로 입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입단하면 충북을 홍보하는 기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군은 이달 기준으로 아마추어 전체 랭킹 3위 정도로,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올 여름이나 내년 정도면 충분히 프로에 입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원은 얼마전 금년부터 프로입문을 크게 확대, 종전 2명에서 최대 7명까지 선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도내 전현직 공인으로 정우택 전충북도지사와 김승택 충북대학교 총장 그리고 이승우 전 충북도 기획실장이 속칭 '쎈 박둑'이면서 애기가로 소문이 나 있다.

정 전지사는 재임하던 지난 2010년 4월 '충북&건국우유'(감독 김영환 9단) 프로 바둑팀을 창단한 바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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