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인도 주거환경개선 작업했다?

단양 구낭굴 5차 발굴서 정황증거 발견
울퉁불퉁한 동굴바닥 정교하게 다듬어
사슴 외에 곰같은 큰 동물도 사냥·해체

2011.03.28 20:02:24

단양 구낭굴에서 당시 구석기인들이 동굴 바닥을 정교하게 다듬은 모습이 발견됐다.

구석기인들도 이른바 '주거환경 개선작업'을 한 정황이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큰 동물인 곰도 사냥 대상으로 삼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재단법인 한국선사연구원(원장 우종윤)이 최근 단양 구낭굴(충북도기념물 제 103호)에 대한 학술발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올 2월부터 한달여간 단양군 가곡면 여천리의 삼태산 기슭에서 구낭굴에 대한 제 5차 발굴조사를 실시해 왔다.

그 결과,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구낭1굴에서 △당시 구석기인들이 동굴 바닥을 정교하게 다듬었고 △그리고 여기서 나온 격지를 석기 연모로 재가공한 흔적이 발견됐다.

구석기인들이 한데(야외) 외에 동굴, 그중에도 석회암 동굴에서 주거생활을 한 것은 많이 발견돼 왔다. 그러나 동굴 바닥을 정교하게 다듬은 흔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융조(한국선사문화원 이사장) 충북대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 "당시 구석기인들이 울퉁불퉁한 동굴바닥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고, 그 결과 다른 석기연모로 바닥을 다듬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구낭1굴 일부 동굴 바닥은 의도적인 마모의 흔적이 보이는 등 인공의 힘이 가해진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석기연모

이밖에 이번 구낭1굴 발굴에서는 주먹찌르개, 몸돌, 톱니날 격지 등 돌연모가 매우 다양하게 출토됐다.

이는 당시 구석기인들이 구낭굴 안에서 사냥해 온 동물들을 날카로운 석기연모를 이용해 해체·조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석기연모는 구낭굴이 계절성 사냥캠프일수도 있다는 종래 일부 주장을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구석기 전문가들은 구낭굴에서 석기연모가 거의 발견되지 않자 "구석기인들이 정주를 한 것이 아니고 일부 계절에만 찾아왔던 사냥캠프"라는 가설을 제시해 왔다.

몇년전 발굴이 있었던 구낭굴에서는 이번에 곰발가락뼈, 호랑이 아래턱뼈, 원숭이 머리뼈 등 동물 뼈화석이 다양하게 출토됐다.

이중 곰발가락뼈에서는 이른바 '컷마크'가 발견돼, 당시 구석기인들이 사슴같이 연약하고 작은 동물뿐만 아니라 곰같이 큰 동물도 사냥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컷마크는 동물뼈 표면에 존재하는 긁힌 자국으로, 당시 사람들이 동물 사냥한 후 해체작업을 했다는 주요 증거로 여겨져 왔다.

한편 구낭굴 옆에는 3개의 다른 동굴이 별도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이중 구낭2굴은 본굴(구낭굴)과 연결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반면 구낭3굴은 수직굴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수직굴은 층위가 매우 안정돼 있어 사람뼈 화석 출토 등 의외의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뒤따르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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