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50주년…충북에서의 그림자

경부고속道 청주 쪽으로 굽은 것은 박정희 측근 애원 수용한 결과

2011.05.16 20:10:42

편집자 주

16일은 5.16 군사정변이 일어난지 5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군사정변의 주역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철권 통치자'에서 '근대화의 아버지' 까지 극과 극을 오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충북에도 역사의 족적을 깊게 남겼다. 이승우 전 충청북도 기획실장(80)의 도움말을 빌어, 박 전 대통령이 지난 60년대 충북에 남긴 족적을 부정과 긍정적인 시각을 떠나 사실 위주로 살펴본다.

◇경부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중부권 노선이 청주 쪽으로 강하게 굽은 것은 고 민기식 장군의 건의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용한 결과였다.

총연장 416㎞의 경부고속도로가 지난 1970년 완공됐다. 이와 관련, 경부고속도로 중부권 구간을 살펴보면 청주 쪽으로 유난히 굽으면서 D자 모습을 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림참조>

경부고속도로 본래 설계도는 천안-대전 구간을 직선으로 지나는 모습이었다. 이 노선이 가장 경제적인 것으로, 이럴 경우 지금의 오송 쯤을 통과하게 돼 있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고 민기식 장군이 애원조로 호소했다.

그는 "경부선 철도역을 충남 조치원에 빼았겼다. 경부고속도로가 이번에도 조치원으로 가깝게 지나가면 충북의 미래는 없다"며 박 전 대통령에게 노선 변경을 애원했다.

그 결과, 경부고속도로 중부권 노선이 청주 쪽으로 많이 동진(東進)하면서 지금의 D자형 모습이 됐다. 지금의 경부고속도로 청주 톨게이트는 청주에서 10㎞, 조치원에서도 10㎞가 되는 딱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당시 토목업체도 아니면서 큰 돈을 벌은 사업체가 있었다. 청원군 남일면에 위치하던 '한림농원'이었다. 경부고속도로 조경수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한태현(한현구 전 충북도의회의장 선친) 씨가 운영하던 한림농원은 나무 대기에 바빴다.

한림농원은 중부고속도로과 청남대 건립 때도 잇따라 재미(?)를 보게 된다. 현재 청남대 진입로에 심겨진 목백합(일명 튜울립 나무)은 한림농원에서 공급한 것이다.

◇미호천유역 농업종합개발사업

청원군 오창, 북일, 북이면 일대는 들도 넓지만 구릉이 많으면서 만성적인 가뭄에 시달렸다. 군사정변에 성공한 박정희 정권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15년 계획의 '미호천유역 농업종합개발사업'을 입안했다.

계획은 미호천 까치내에서 하천수를 양수, 이를 오근장, 청원 묵방리를 거쳐 내수 비상저수지로 저수한다는 구상이었다. 초정리 인근의 비상저수지는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에 그 아래 지역으로의 물공급이 용이했다.

이 구상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청원 오창, 북일, 북이 지역이 비로소 만성적인 가뭄에서 벗어나면서 충북의 최대 곡창으로 부상했다.

◇진천 이월·덕산 난민이주사업

6.25가 끝난지 얼만 되지 않으면서 서울은 빈곤층이 급증했다. 박 정권은 이들을 개인 동의를 얻어 지방으로 이주시키기로 하고 그 후보지를 물색했다.

당시 후보지로 결정된 곳이 진천 이월·덕산면 지역이었다. 이 지역은 국공유지가 많이 존재했으나 구릉이어서 개간되지 않은 곳이 많았다.

당시 박정권은 서울 극빈자 2~3백여 가구를 이곳으로 이주시킨 후 구릉을 개간하게 했다. 당시 이주했던 사람의 상당수는 현재 부농으로 성장했고, 자녀교육도 잘 시킨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속리산국립공원 종합개발계획

법주사 사하촌(보은 속리산면)을 가보면 산중(山中)에 있으면서 도로가 반듯하게 나 있음을 볼 수 있다.

박정권은 60년대 법주사 사하촌에 대한 불량가옥 정비사업을 추진했다. 당시는 정이품송 주변이 번화가였으나, 정비사업 후 중심지가 지금의 사하촌으로 이동했다.

법주사 사하촌은 이후 6, 70년대 한국 최고의 신혼 여행지로 호황을 누리게 된다. 대전지역 택시도 이곳에 와서 영업을 할 정도였다. 이밖에 충주, 대청댐 건립이 박 정권 시절에 입안됐고 충북대는 지난 1963년 도립대에서 국립대로 전환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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