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우주인들의 러시아 훈련현장

발사 108일전…실전 방불케 하는 강훈련

2007.12.22 17:43:21

소유즈 우주선에서 훈련 중인 고산씨

한국 최초 우주인 고산(31)씨가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실제 우주선과 똑같은 훈련용 소유즈 우주선 내부에 들어가 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

"3명의 호흡이 맞아야 한다. 중력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우주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가 없다"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약 40km떨어진 가가린 우주센터.

1961년 4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유인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탐험한 유리 가가린의 이름을 딴 가가린 우주 센터는 하늘을 가릴 듯 높게 자란 자작나무 숲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 우주센터에서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 선발된 고 산(31), 이소연(29)씨가 108일 앞으로 다가온 `운명의 그날'을 위해 맹훈련 중이다.

21일 기자가 찾아간 날은 탐승팀(Primary Team)의 고씨가 세르게이 볼코프(선장), 올레크 코노넨코(우주비행 엔지니어) 등 자신과 한팀을 이뤄 우주로 날아갈 러시아 우주인들과 우주선 적응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훈련 중인 우주선은 실제 자신들이 타고갈 소유즈 우주선과 모든 것이 똑같다.

캡슐 형태의 소유즈 우주선은 약 7m 높이로 궤도선, 귀환선, 기계.추진선 등 3부문으로 이뤄져 있고 무게는 약 7천220kg이 나간다.

수많은 계기판과 버튼이 장착된 우주선 내부는 기자가 직접 탑승해 보니 3명의 우주인이 움직이기는 너무 비좁아 보였다.

겉으로 보기에 지극히 단순해 보이는 이 우주선이 러시아 우주 비행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소유즈 우주선을 통해 ISS에 탑승한 우주인은 현재까지 40여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설계가 견고한데다가 경제성도 뛰어나 개발된지 40년이 지나도 아직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가가린 센터 관계자는 귀띔했다.

고씨는 "오늘은 도킹 후 캡슐 분리에서부터 착륙할 때까지의 과정을 실습했다"며 "4시간 동안 훈련을 받고 나면 몸이 뻐근하다"고 말했다.

고씨는 러시아어로 팀원들과 호흡을 척척 맞춰가며 계기판을 능숙하게 조작해냈다.

특히 고씨의 얼굴에서는 한국 최초 우주인이라는 자긍심과 함께 한국 우주 개발의 역사가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비장함까지 엿보였다.

고씨는 "직접 계기를 조작해 보니 이론 훈련때와 달리 실감이 나고 몸으로 알게 된다"며 "우주 공간에서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에 3명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볼코프 선장은 한국 최초 우주인과 우주로 동행하게 된 소감을 묻자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짧게 인사한 뒤 러시아어로 `좋다'는 의미인 `하라쇼'라고만 답했다.

탑승팀 전원의 훈련 모습이 한국 언론에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우주인은 모듈 구조는 이미 다 파악했고 지난달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우주선의 시스템 및 조작법을 몸에 완전히 배도록 익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고씨와 이씨는 23일 우주에서 수행하게 될 과학실험 추가 점검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바로 미국 휴스턴으로 넘어가 유인우주비행센터에서 1주일간 훈련을 받은 뒤 다시 러시아로 돌아오게 된다.

이어 귀환시 고산지대에 비상 착륙할 것에 대비한 생존훈련을 받게 되며 이후 최종 신체검사와 우주인 시험을 치른 뒤 발사 10∼15일전 바이코누르 기지로 향하게 된다.

예비팀(Back-up Team)에 속한 이씨는 출발 직전 고씨가 우주선에 탑승하지 못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예비팀 멤버들과 함께 탑승팀과 똑같은 훈련을 받는다.

한국 최초 우주인을 태운 소유즈 우주선은 4월8일 오후 8시(한국시간) 우주로 향하게 된다.

이들은ISS에서 머물면서 미리 준비해간 장비로 18가지 우주과학실험을 한 뒤 4월19일 낙하산이 달린 귀환선을 타고 카자흐스탄 초원지대에 내리게 된다.

발사 날짜가 확정됨에 따라 가가린 센터 훈련장에는 긴장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고 덩달아 한국인 최초 우주 비행의 꿈도 서서히 영글어가고 있었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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