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두 생명 살렸어요”

진천고 김혜지양, 이모위해 간 이식

2008.01.07 22:20:43

진천여고에 재학중인 김혜지양이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는 이모를 위해 간 이식을 해줘 화제다.

시골 한 여고생이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는 이모를 위해 자신의 간을 이식해줘 화제다.

진천군 광혜원면에 사는 김혜지(16·진천고 2년)양이 그주인공.

김 양은 최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자신의 간 한 쪽을 떼어내 간경변을 앓고 있는 이모 조인숙(53)씨에게 이식해주는 수술을 받은 뒤 퇴원했다.

개학과 동시에 수능시험 준비에 진력해야 할 김 양이 건강악화를 무릎쓰고 수술을 결심한 계기는 어머니 조순복(50)씨와 막내 이모(39)가 나누던 대화를 엿듣게 되면서 비롯됐다.

친척 중 유일하게 혈액형과 간조직 등이 일치하는 막내 이모가 수술대에 오르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막내이모는 장차 시집도 가야 하니 젊은 내가 하는게 좋겠다는 결심을 한 김 양은 곧바로 큰 이모가 입원해있는 병원에 전화를 걸어 수술 날짜를 잡았다.

이후 7시간에 걸친 이식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퇴원해 집에서 회복 중인 김 양은“지난 10년 동안 간질환으로 고통을 겪어온 큰 이모를 하릴없이 지켜보면서 마음 아팠는데 다행스럽게 도울 일이 생겨서 기분 좋았다”며“나는 젊으니까 금방 회복되겠죠”라면서 밝게 웃었다.

평소 안면마비 증세 등을 앓아온 김 양의 어머니도 딸과 언니를 간병하기 위해 이 병원에 들렀다가 고질병을 고치는 행운을 잡았다.

김 양의 어머니는“시골 병원에서 신경통의 일종으로 진단해 안심했었는데 마침 간병 중에 병이 재발해 진단을 받았더니 피부와 신경에 생기는 급성바이러스감염의 하나인 대상포진이란 진단이 나와 수술하게 됐다”며“만약 수술시기를 늦췄다면 심각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병원측 설명을 듣고‘딸이 두 생명을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어린 나이답지 않은 결심을 해준 딸이 한없이 대견스럽다”면서도 “한편으론 이번 수술로 학업 성적이 떨어지거나 건강이 악화되는건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하다”며 안쓰러워했다.


진천 / 손근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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