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전반기 마친 충북도의 명암

젊은 고위공무원 대거 전진배치
40·50대 초반 고시출신 주류…조직 활력 도모
연장자 "일하면 뭐하나" 현실안주 현상 뚜렷
정감 있는 분위기 옛말… '조화로운 문화'과제

2012.06.24 20:02:45

편집자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 건설을 비전과 목표로 제시한 민선5기 충북도.

출범한 지 벌써 2년이 됐다. 충북도민의 단합된 힘으로 크고 작은 결실을 맺었다. 물론 잘못된 도정에 따른 허탈과 분개도 함께했다.

민선5기 충북호 선장인 이시종 지사는 "지난 전반기가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운 시기였다"고 자평한다. 남은 후반기에는 좋은 거름을 주고 기름진 토양을 다져 보다 튼실한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본보는 기존 매체들의 특별대담 형식을 탈피해 도청 안팎에서 체감하는 도정변화 중심으로 전반기의 성과와 과제를 점검해 본다.

<글 싣는 순서>

<1>조직문화 '동전의 양면'
<2>일하라…공무원들 애환
<3>소통과 서민 속으로
<4>비공개사진으로 본 도지사
<5>성과와 남은 과제

충북호가 확 젊어졌다. 민선5기 전반기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도정의 추진동력인 간부공무원들의 연령대가 이전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다. 조직쇄신은 충북호 선장인 이시종 지사의 정부예산 확보를 위한 촉수에 따른 의지이기도 하다.

충북도 간부공무원이 빠른 속도로 젊어지는 추세는 40대 국장(부이사관)의 부상과 맥을 같이한다.

한마디로 행정고시 또는 7급 출신 위주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민선3기와 민선4기 때처럼 9급 공무원 출신이 3급(부이사관)까지 승진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충북도는 올 상반기 중에 행정안전부 교류인사에 따른 부이사관 전보 4명, 서기관 승진 4명 등에 대한 후속인사를 단행했다.

행정국장에 김경용 경제통상국장을, 경제통상국장에 이우종 행안부 부이사관을, 문화관광환경국장에 김우종 행안부 부이사관을 발령했다.

이 때 인사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국장급 고위공무원들이 젊어졌다는 점이다. 행정안전부 자원이 또한 현안부서에 전진 배치됐다는 점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지난 3월에는 당시 강성조 행안부 주소전환추진단장을 도 기획관리실장(2급)으로 영입했다. 강 실장은 경북 예천 출신으로 한양대 법대를 나와 행시 34회로 공직을 시작한 자원이다. 그의 나이는 47세다.

현재 도 경제통상국장(3급)인 이우종 부이사관은 충주고와 서울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생인 이 국장은 행안부에서 줄곤 근무해 온 인물로 행시37회 출신이다.

1960년생인 김우종 문화관광환경국장(3급)은 제천농업고와 호주 울렁공대를 졸업했다. 행시34회 출신인 그는 사무관 시절 충북도 경제분석계장을 지낸 이래 행안부에서 근무해 왔다.

김광중 바이오밸리추진단장(3급)은 1958년생이다. 한성고와 동국대를 졸업한 그는 기술고시21회 출신이다. 육사 35기인 김경용 행정국장은 1958년생이다. 김 국장은 지난 1986년 충북도 내무국 사무관으로 임용된 뒤 줄곤 도정을 챙겨 온 인물이다.

1959년생인 조운희 농정국장(3급)은 7급 공채 출신이다. 7급 공채 출신인 김재갑 균형건설국장은 1954년생이며 지난 1987년부터 10여년 동안 행안부에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달 중 단행될 정기인사에 국장 승진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진형 공보관(4급)은 1960년생이다. 지방고시 1회 출신인 그는 청주시와 도청에서 줄곤 근무해 왔다.

1955년생인 최정옥 보건복지국장을 제외하면 40대 또는 50대 초반이 도청 고위직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간부공무원이 갈수록 젊어진다는 것은 양면적인 의미가 있다.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고 변화를 빠르게 따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된다. 고위·간부 공무원들의 대거 명예퇴직에 따라 자연스레 젊은 수혈이 이뤄져 이시종 지사가 그동안 지역 곳곳에서 제기됐던 '참모 부재론'을 어느 정도 불식시키며 후반기 도정 주도권을 다질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부작용도 적잖다. 현실을 외면한 채 성과창출을 위한 밀어붙이기식 행정에만 촉을 세우면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조직 관리의 노련미와 경륜이 배제될 수 있다.

상하 직원들의 나이 차이에 따른 스킨십 저하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도청 조직문화가 건조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업무수행을 통한 정감 있는 공직자 선후배 문화가 사라진 이유다.

국장 승진요인 감소에 따른 간부공무원(4급)들의 박탈감과 현실안주 현상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50대 중반의 한 도청 공무원은 "민선5기 전반기에 수십년 동안 공직생활하면서 최대 격변기를 지낸 듯하다"면서 "젊은 조직은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연장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조기 퇴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 장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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