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율가'는 서거정이 지는 동문선에 실려 있다.
①. 도토리묵을 굵게 채 썬다.(7x1 x1㎝).
②. 김치는 국물을 꼭 짠 후 송송 썰어(0.5㎝) 참기름에 볶아 놓고 김을 구워 부순다.
③.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하여 황백지단을 부쳐 채 썬다.
④. 채 썬 묵을 그릇에 담고 양념장으로 간을 한 후 육수를 부은 다음 볶은 김치, 황백지단, 통깨, 김가루를 고명으로 얹는다.
정보제공= 충북도농업기술원
"묵맛이 한결같은 것은 식재료 때문"
점은 맛+가격+분위기 3박자 갖춰야
청원군 남일면 효자촌묵집은 맛이 정갈하면서 한결같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주인 최천규(63·사진) 씨는 이곳에서 묵집을 경영한지 올해로 꼭 20년이 됐다.
그 동안 최씨는 화재를 경험하는 등 어려움도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들 동호(33) 씨에게 가업을 전수 중에 있다.
- 20년 전이면 40이 넘은 나이다. 왜 음식점 운영을 생각하게 됐나.
"이곳에 친구들과 공동으로 땅을 샀었다. 그런데 땅을 그냥 놔두다 보니까 세금이 무척 많이 나왔다. 궁여지책으로 음식점을 시작하게 됐다."
- 많은 음식점 중에 왜 하필 묵밥집이었나.
"대전 묵밥집은 지금도 유명하다. 청주사람들이 집앞 국도를 따라 대전 묵집으로 단체로 오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때 대전가는 사람을 중간에서 잡자는 마음으로 묵밥집을 시작했다. 어머니가 묵밥집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예비지식은 있었다."
- 중간에 식당에 화재가 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어려움은 없었나.
"많이 어려웠다. 다른 것을 해볼까도 생각하다 다시 묵집을 시작했다. 얼마 후 웰빙바람이 불면서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 음식업을 창업을 많이 하기도 하지만 성공 확률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식당으로 성공하려면 어떤 것을 갖춰야 한다고 보나.
"맛, 가격, 분위기가 3박자로 맞아야 한다. 맛과 가격이 적정하면 손님들이 많이 올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특정 음식에는 특정 분위기가 있다. 맛도 분위기와 궁합을 이뤄야 한다."
- 맛이 한결같은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비결이 있나.
"식재료를 쓰는데 늘 신경을 쓰고 있다. 좀 비싸더라도 가급적 신선한 것을 우선으로 한다."
- 아들에게 맛을 대물림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나.
"3년째인데 조금은 더 배워야 한다. 그건 그렇고 내가 실수한 면이 있다. 식당일을 해서 그런지 아들이 장가를 가지 못하고 있다. 좋은 여자있으면 소개 좀 해 달라."
/ 조혁연 대기자
돝애밤→도톨암→도톨이 순으로 변화
언뜻보면 도토리의 어원은 형용사 '도톨도톨'에서 온 것으로 보여진다. '도톨도톨'은 물체 겉면이 여러 군데에 걸쳐 조금씩 들어가거나 솟아나면서 매끈하지 않는 모습을 나타날 때 쓰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실제 도토리 밑면인 깍정이는 도톨도톨한 모양을 하고 있다. 한때 유행한 도토리컷 헤어스타일(사진)이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도토리의 어원은 보다 재미난 사연을 지니고 있다. 16세기에 발간된 '훈몽자회'를 들춰볼 필요가 있다. 훈몽자회는 지금의 도토리를 '돝애밤'으로 적었다. 아와 관련, 어문학자들은 맨끝말 '밤'을 과일 '밤'(栗)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가운뎃말 '애'는 접속어 기능을 하고 있다.
문제는 앞말 '돝'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의외지만 '돼지'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돌고래의 어원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의 '돌'은 '돝'이 변한 말로 돼지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돌고래는 '돼지고래'라는 뜻이 됨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잘 이해가 안되면 돌고래의 한자표현을 생각하면 된다. 국어사전을 펴면 '海豚'(해돈)이라는 단어를 만날 수 있다. '바다돼지'라는 뜻으로, 여기에도 돼지의 의미가 들어가 있다.
바로 도토리의 본랫말인 '돝애밤'은 '돼지가 먹는 밤'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물론 산에는 집돼지가 아닌, 멧돼지가 살고 있다. 따라서 더 정확히는 '멧돼지가 먹는 밤'이라는 뜻이다. 학자들은 '돝애밤'이 '도톨암', '도톨이'를 거쳐 지금의 '도토리'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도토리의 사촌이 '상수리'다. 둘은 비슷한 모양새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우리 지역에서는 도토리는 보다 둥글고, 상수리는 보다 길쭉한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앞서 서술했듯이 도토리는 순우리말이다. 상수리는 약간 다르다. 고려 의학서인 '향약구급방'은 상수리 나무의 열매를 한자 '橡實'(상실)로 적었다. 전자는 '상수리나무 橡' 자이고, 후자는 '열매 實' 자이다.
어문학자들은 이 '상실'에 접미사 '이' 가 붙어, '상실이'→'상시리'를 거쳐 지금의 '상수리'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같은 참나류인 떡갈나무는 떡의 보관 방법과 관련돼 생겨난 말이다.
옛날에는 떡을 보관할 때 낙엽을 까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떡갈나무는 '떡을 보관할 때 까는 나뭇잎'에서 어원이 유래했다.
/ 조혁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