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보의 상징인 꿩 조형물로 각 음식점에 설치돼 있다.
고구려 벽화인 무용총에 등장하는 수렵도의 부분이다. 새꼬리 장식이 많을수록 신분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꿩 한마리 가지고 7종류 부위별 요리"
수안보 '장군식당' 운영 이숙희씨
지역의 마스코트가 될 정도로 꿩요리가 언제부터인가 충주 수안보의 대표적인 음식이 됐다. 수안보를 지나는 국도변은 물론 상당수 음식점에도 꿩 조형물이 서 있다.
수안보면 온천리 장군식당은 꿩관련 식단을 7가지나 내놓으면서 이른바 '코스 요리'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주인 이숙희(54·사진) 씨에게 수안보 꿩요리의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봤다.
- 수안보 꿩요리가 언제부터 유명해졌나.
"그리 긴 편은 아니다. 내 기억으로는 20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처음 3~4집이 시작을 하다가 지금은 많은 식당이 꿩요리를 취급하고 있다."
- 꿩요리 식단이 7가지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류가 매우 많은 편인데.
"꿩샤브샤브, 꿩육회, 꿩모듬고치, 꿩불고기, 꿩전, 꿩만두, 꿩수제비 매운탕 등이 개발돼 있다. 모두 꿩 한 마리에서 나오는 것을 부위별로 요리한 것들이다."
- 어떤 부위에서 어떤 식단이 만들어지나.
"꿩샤브샤브는 앞가슴살로 만들고, 꿩육회는 다리 윗부분의 부드러운 살로 만든다. 이밖에 꿩만두는 꿩살코기를 잘게 다져 만들고, 꿩매운탕은 꿩잡뼈와 무를 푹 고은 후 사리를 넣으면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 이들 요리 기술은 수안보 주민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꿩샤브샤브는 제주도가 원조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요리 종류가 매우 단순했다. 이것을 수안보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보완·개발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수안보는 관련 식재료인 꿩, 버섯, 산채 등을 자연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청정지역이다."
- 모든 음식은 계절을 타는데, 꿩요리의 맛은 언제가 제철인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 이듬해 여름 전까지가 제철이다. 왜냐하면 장끼는 10월 이후에 살이 많이 오르고, 까투리는 산란 직전에 통통해 지기 때문이다."
/ 조혁연 대기자
국수 장국문화에 흔적 남아 있어
살짝 익힌 고기를 소스에 찍어 먹으면 입안 가득히 단백한 맛이 돈다. '샤브샤브'는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다.
백과사전은 지금의 '샤브샤브' 요리법에 대해 '14세기 칭기스칸이 세계를 제패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전쟁 음식'이라고 적고 있다.
몽골군대는 기마병을 주축으로 했다. 이 기마병의 최고 강점은 빠른 이동, 즉 주력이다.
따라서 이들은 빠른 주력을 유지하기 위해 투구에 물을 끓인 후 즉석에서 양고기와 야채를 익혀 먹는 조리법을 개발했다.
이를 일본인이 개량화시킨 것이 지금의 '샤브샤브'(しやぶしやぶ)라고 백과사전은 적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샤브샤브의 유래가 우리나라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요리 중에 '토렴'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국수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것을 여러 번 반복, 이를 데우는 것을 말한다.
시골에서 막국수를 만들 때 지금도 이 방법을 많이 쓰고 있다. 한자로는 '退染'(퇴염)으로 국어사전에도 나온다.
따라서 일부 음식 전문가들은 고려 때 몽골군이 이를 배워갔고, 이것이 임진왜란 때 일본에도 전파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샤브샤브'라는 말대신 '토렴'이라는 순우리말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일본말 '샤브샤브'는 무거운 단어는 아니다. '살짝살짝' 뜻을 지닌 일종의 의태어다.
/조혁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