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선에 들어가는 약재와 이를 이용해 완성한 음식들이다. 순서대로 오미자열매, 마가목 열매, 약초순대, 연근물김치.
ⓒ사진= 제천시 농업기술센터 제공.순대는 우리나라 전통음식으로 지역에 따라 만드는 방법과 맛이 크게 차이난다.
제천시 남천동 '개미식당'은 그리 크지 않은 식당이나 맛이 있으면서 독특한 순대집으로 유명하다.
바로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약선의 일종인 '약초순대'를 내놓기 때문이다. 다음은 개미식당 주인 김옥희(57) 씨와의 대화다.
- 처음부터 약초순대로 식당을 시작했나.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보리밥집을 하다 얼마 안가 순대식당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지난 2001년 제천이 약초가 많이 나는 지역임을 감안해 약초순대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 먹어본 사람들은 다들 개미식당에서는 순대 특유의 잡내가 나지 않고 대신 뒷맛이 고소하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비법이라도 있나.
"비법까지는 아니지만 황기, 천궁, 당귀 등 20여가지의 한방약재 추출액과 선지, 그리고 채소를 혼합해 순대소를 만들고 있다. 다만 무작정 삶는 것이 아니라 익히는 중간에 대침으로 점검한 후 불의 세기를 조절한다."
- 약초순대 말고 다른 메뉴는 없나
"손님들의 입맛이 다양하기 때문에 약초순대 한 가지 맛만을 고집할 수는 없었다. 순대국밥, 찹쌀순대도 함께 내놓고 있다. 순대국밥은 약초순대전골과 함께 애주가들이 즐겨찾고, 찹쌀순대는 어린이와 여성고객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 순대소도 지역마다 다르고 맛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선지와 당근은 어떤 채소들로 버무려지나.
"우거지·부추·양배추·양파 등이 함께 들어간다. 여기에는 양념으로는 파·마늘·참기름·깨소금·후추 등이 들어간다. 이것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쓰는 것들이다. 역시 우리집의 맛은 한약재 20여가지를 달인 물(추출액)이 결정하고 있다."
김씨는 23년간 개미식당을 함께 지킨 남편 이종흥(61) 씨가 자신의 최고 후원자이자 지지자라고 말했다.
도라지: 돌밭에서 잘 자라는 작은 풀
옻나무: 검은 칠을 하는 나무라는 뜻
민들레: 사실은 덜 아름답은 꽃 의미
순우리말 '모가지'는 '목+아지'가 결합된 말로 목의 작은 부분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본래는 '목아지'였으나 발음 과정에서 '모가지'로 변했다.
송아지는 '소'에 '아지'가, 강아지는 '개'에 역시 '아지'가 붙은 말로, 각각 소의 새끼, 개의 새끼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망아지도 같은 어원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의외지만 '도라지'도 이같은 구조를 지닌 말로 '도라지' 할 때의 '라지'도 '아지'가 변한 말이다. 앞말 '도'의 정체는 쉽지 않다. 도라지는 잘 살펴보면 진흙이 아닌 돌밭에서 잘 자라는 경향이 있다.
바로 도라지는 '돌밭에서 잘 자라는 작은 풀'이라는 뜻으로 처음에는 '돌가지'로 불렸다. 이후 언어 유통과정에서 중간초성 ㄱ음이 떨어져 나가면서 '돌아지'-'도라지' 순으로 변했다. 참고로 '도라지'의 한자는 '佶梗'(길경)이다.
'옻나무'는 언뜻봐도 '옻'과 '나무'가 결합된 말이다. 그러나 '옻'이라는 말이 어디서 왔는지 쉽지 않다. '옻'은 옻나무 껍질에서 나오는 진으로, 도료와 한약재로 쓰인다.
이 '옻'의 백과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옻이 살에 닿으면 부르터 오르면서 몹시 가렵고 주위가 부어오르게 된다. 그리고 이 옻을 도료로 사용하면 검은 색을 띄게 된다. 이 부분에 정답이 들어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지만 '옻'은 한자에서 출발한 어휘다. 과거 중국어는 옻을 '까마귀 烏'(오) 자와 '옻나무 漆'(칠) 자를 합쳐 '오칠'이라고 불렀다. 나무 표면 등에 바르면 검은 색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어문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칠' >'옻칠'을 거쳐 지금의 '옻'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지금도 충북도내 촌로들은 '오칠한다'라는 말을 더러 사용한다.
근래들어 민들레는 식용으로 부쩍 많이 사용된다. 우리말 '민'은 화려하지 않은 것을 표현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언뜻 생각해도 민머리, 민낯 등의 단어가 떠오르고 있다. 민들레 할 때의 '민' 자도 그런 용도로 온 말이다.
어문학자들은 뒷말 '들레'는 '달래'가 변한 말로 보고 있다. 지금은 백합과 식물의 한 종류를 '달래'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단어가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꽃이 피는 식물에는 '달래'라는 이름이 많이 붙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진달래'로, 백합과 식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짜 달래'라는 뜻으로 '진달래'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언뜻봐도 민들레는 그리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게다가 민들레는 땅에 달라붙어 자란다. 이쯤되면 민들레는 '달래는 달래이나 그리 아름답지 않은 달래'라는 뜻이 된다.처음에는 '민달래'로 불리다가 발음하기 좋게 '민들레'로 변했다. 앞서 '민'을 강조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