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삼년산성서 '권력자 무덤' 발굴

충북도문화재연구원, 첫 조사 결과
신라계 금동제 귀고리 이례적 출토
무덤 주인공, 산성 수장급 인물인 듯

2013.10.20 19:47:22

보은 삼년산성 대야리고분군에서 금동제 귀고리(원), 토기류 등 6세기 초기의 신라계 유물이 다량 발굴됐다.

보은 삼년산성 주변의 대야리고분군에서 각종 토기, 철기류, 금동제 귀고리 등 6세기 초기로 추정되는 신라계 유물들이 다량으로 발굴됐다.

특히 경주가 아닌 곳에서 금동제 귀고리(사진)가 출토된 것은 무덤의 주인공이 삼년산성 경영을 직·간접으로 맡았던 권력자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원문화재연구원은 지난 2011년 보은 삼년산성 일대에 대한 지표조사 활동을 벌여 대야리, 어암리, 평각리, 풍취리 등에서 직경 15~20m의 대형고분 160여기 등 총 1천6백여기의 삼국시대 고분 존재를 확인했다.

충북도문화재연구원(원장 장호수)은 이같은 지표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올 7월부터 여러 고분군 중 대야리 중형고분(충청북도 기념물 제156호) 1기에 대한 발굴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봉분 직경 약 12.5m, 높이 3.7m 제원의 사다리꼴 '앞트기식 돌방무덤'(일명 횡구식석실분)에서 각종 토기류, 철기류, 금동제 귀고리 등 총 45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수량이 가장 많은 토기류는 목긴항아리(장경호), 받침달린 목긴항아리(대부장경호), 2단 굽다리접시(고배), 목짧은 항아리(단경호) 등으로, 따로 마련된 부장공간에서 발굴됐다.
 
이밖에 용도가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각종 철기류와 생활과 관련된 유물로는 금동제 귀고리와 방추차 등이 출토됐다.
 
노병식 책임조사원은 "경주가 아닌 보은에서 금동제 귀고리가 발견됐다는 것은 무덤의 주인공이 삼년산성 경영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수장급 권력자임을 의미한다"며 "다만 도굴 과정에서 귀고리 장식품(본체)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기류 중 '2단 굽다리접시'(선)는 무덤의 조성 시기와 인물이 6세기 초기의 신라인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제수용으로 사용됐던 2단 굽다리접시(고배)는 무덤이 축조된 시기가 6세기 초기임을 보여주고 있다.
 
신라계 굽다리접시는 가야계와 달리 이른 시기에는 2단의 굽(사진 참조) 모습을 보이다가 이후 1단으로 간략화됐다. 그리고 신라가 삼국통일을 완성한 8세기 무렵에는 자취를 감췄다.
 
도문화재연구원의 이번 발굴조사 내용은 삼국사기의 문헌과도 거의 일치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삼국사기에는 '삼년산성을 쌓았다. 삼년이라는 것은 공사를 시작한 지 3년만에 완공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자비마립간 13년·서기470)라는 표현이 보인다.
 
또 삼국사기 마립간 8년(서기 486) 조는 '봄 정월에 이찬 실죽을 장군으로 삼았다. 일선군 땅의 장정 3천 명을 징발하여 삼년산성과 굴산성 두 성을 고쳐 쌓았다'라고 적었다.
 
한편 이번 발굴성과는 이미 도굴된 상태에서 얻은 것이어서, "만약 도굴되지 않았으면 얼마나 더 많은 유물이 나왔을까"라는 아쉬움을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미발굴된 고분이 대형급 160여기, 중형급(봉분직경 10m 내외) 140여기 등 3백여기가 넘고 있어, 앞으로 어떤 유물이 출토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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