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북상’ 관련업계 ‘울상’

치킨점 등 손님 발길 ‘뚝’ · 중국집 등 반사이익 누려‘

2008.04.16 21:10:31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고온에서 요리하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먹기가 꺼림칙하다.”

회사원 이모(39)씨는 최근 직장동료들과 잡았던 회식장소를 변경했다.

이씨는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확산되고 있어 집에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대신 중국집이나 피자집으로 배달을 시키고 있다”며 “TV등을 통해 조류독감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주위에서도 가급적 닭과 오리고기를 피해 약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그 여파로 닭과 오리고기를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타격을 입고 있는 만면 돼지고기와 소고기 전문점 등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에서도 축산농가의 타격을 고려해 지자체까지 나서 공무원들이 닭고기 시식행사를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닭과 오리 제조·유통업체의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

실제로 15일 청주시 금천동 광장의 한 돼지고기 보쌈집에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사람들이 넘쳐났지만 인근 호프·치킨점에는 사람이 크게 줄어 썰렁한 모습이었다.

또한 평소 점심메뉴로 손님이 붐비던 청주 무심천변 오리전문점 등은 사람들의 발길이 ‘뚝’끊긴 반면 인근 소고기집이나 염소전문점 등을 찾는 사람은 눈에 띄게 늘었다.

청주홈플러스와 GS마트상당점 등 지역 내 유통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이달 들어 닭고기와 오리고기 계란 매출이 5~20%가량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닭 꼬치와 버거 등 닭 관련 상품들도 일제히 하향곡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 용암동에서 치킨점을 운영하는 김모(46)씨는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했을 때 ‘설마’했던 상황이 이제 벌어지고 있다”며 “배달주문이 점차 줄고 있지만 어떠한 대책도 없는 실정”이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청주 금천동의 한 페스트푸드점 관계자는 “AI를 경험해본 소비자들이 고온에서 요리한 상품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급격한 매출하향은 없다”면서도 “이 같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관련제품의 매출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박재남 기자 progress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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