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걱정없는 충북' 도전의 의미

2014.01.14 18:14:46

#-얼마 전 댄스그룹인 슈퍼주니어의 멤버 이특씨의 아버지와 조부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 씨가 부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숨진 박 씨는 부인과 이혼한 뒤 홀로 15년 넘게 부모를 부양해 왔다.

84살 부친과 79살 모친 모두 수년째 치매를 앓아 왔다. 모친은 지난해 폐암 말기 판정까지 받았다. 무역업에 종사하던 박씨의 사업마저 악화돼 생활고를 겪던 중 부모의 요양병원 입원을 하루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 사회문제로 급부상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할 당시 70세였다.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령 당선자다. 대통령이 된 뒤에는 레이거노믹스를 성공시켰다. 보수주의의 정체성을 확립해 지금도 많은 미국인들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1994년부터 2004년 93세로 숨질 때까지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면서 전 세계에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그의 생모와 형도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요즘 치매가 우리 사회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이상 단백질이 쌓이면서 뇌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퇴행성 치매다.

치매 노인을 돌보는 일은 가족 구성원 모두를 정신적·물질적으로 지치게 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치매 노인이 언제 집을 나가 배회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노심초사 하는 경우가 많다. 치매는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사정이 이런데도 현재로서는 실종된 치매 노인 수색을 인력 투입에만 의존하는 바람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민선5기 충북도의 선택과 도전이 값진 이유다. 도는 '치매·중풍 걱정 없는 충북'이라는 차별화된 보건정책을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해부터다.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한 충북도의 65세 이상 노인은 지난달 말 22만 1천623명에 달 한다. 도민 157만 2천158명의 14.1%이다.

도가 자체 파악한 도내 치매, 중풍 환자는 2만1천명과 1만8천명에 달한다.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각 9.4%, 8%를 차지할 정도다.

'치매·중풍 걱정 없는 충북'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도는 올해 치매·중풍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시켰다. 치매관련 14개 사업, 중풍관련 7개 사업 등 총 208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보다 42.4%(62억원) 증가한 것이다.

일각에선 정책의 현실성이나 옳고 그름 등 본래의 목적을 외면하고 일반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 목적을 달성하려는 '포퓰리즘(populism)' 정치행태라고 혹평한다.

하지만 고령화사회 진입에 발맞춰 노인들의 예방·치료시책을 통해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충북도의 선택과 도전을 정치행태만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특화된 복지정책을 추진하고 나섰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예산타령만을 한다면 광역자치단체에서 추진할 수 있는 복지정책은 얼마나 되겠는가.

혹평보다 함께 고민할 때

이제는 정부가 뒷받침해야 한다.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정부 대책은 답답하기만 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치매 판정 기준을 낮춰서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적용을 받는 환자를 늘려야 한다.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치매전문병원도 많지 않다. 치매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 65살 이상 노인들은 정기적으로 치매 검사를 의무화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치매관리법을 전면적으로 개정해 좀 더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대다수 지자체 복지담당자들의 의견이 그렇다.

복지확대를 추진 중인 박근혜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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