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충북서 사랑받으려면…

2014.02.04 17:54:39

상생은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 수생목(水生木)'으로 표현된다. 동양의 전통사상에서다.

나무는 제 몸을 태워 불을 일으킨다. 불은 만물을 태워 흙으로 돌려보낸다. 흙에서 쇠가 나오며, 쇠는 광천수의 원천이고, 물은 나무를 자라게 한다. 그리고 다시 나무는 불을 일으킨다.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선순환 구조다.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않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성장보다 분배가 중요해지는 시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생존에 있어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상생'의 정신을 기본으로 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것은 '상생의 톱니바퀴'를 제대로 돌게 하는 일이다. 기업의 관점에서다. 이윤을 사회에 환원해 우리 사회와 시민을 윤택하게 만들고 이러한 노력이 다시 기업의 이윤으로 돌아오게 된다. 상생은 곧 기업이 영속해 나갈 수 있는 거름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리 있다. 충북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중견기업들이 그렇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선언한지 오래다. 한데 도민들의 체감지수는 여전히 낮다.

최근 4년새 충북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롯데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지역민들의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충북에서 롯데의 사업다각화 기세는 대단하다.

얼마 전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푸드㈜는 한국네슬레㈜ 주식 50%를 인수키로 결정하고 공시했다. 롯데와 네슬레는 각각 50%의 지분을 가진 합자법인으로 '롯데네슬레코리아'로 거듭나게 된다.

롯데가 네슬레 지분을 인수하면서 청주산단내 한국네슬레 청주공장의 운영권도 변화가 예상된다.

앞선 2012년 1월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주류는 충주시와 맥주공장 신규 설립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3월 제조면허를 취득했다. 이어 7천억원을 들여 총 33만㎡의 부지에 연면적 9만 9천㎡의 공장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2011년 4월에는 도내 소주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충북소주도 인수했다.

지난 2010년에는 롯데쇼핑㈜이 GS마트 청주용암점을 인수했다. 이어 청주, 충주, 제천시 등에 5개의 롯데마트 점포를 잇따라 개점했다.

2012년 10월에는 전자제품 종합판매점인 하이마트까지 인수했다. 충청권 30여개 하이마트가 롯데하이마트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8년 말 청주 최대상권인 성안길에 복합상영관 롯데시네마 청주점이 개점한 이래 같은 해 11월 롯데시네마 서청주점이 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영화관 키노피아를 인수해 롯데시네마 충북대점으로 새 단장 문을 열었다.

롯데의 충북진출은 환영받아 마땅하다. 고용창출의 모토가 되기 때문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란 기대감도 컸다. 부푼 꿈에 그쳤다. 거대공룡 등장으로 지역 곳곳에서 반(反) 롯데 정서가 유례없이 높다. 이러한 정서의 저변에는 이윤창출만을 우선시해 돈이 되는 곳이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문어발식' 무한확장이 자리 잡고 있다.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시장을 손쉽게 독식하며 작은 기업과 서민들을 소외시켜 감정 악화를 부른 것이다.

미미한 지역 기여도와 상생 의지도 반 롯데 정서를 가중케 하는 요인이다.

더 통 큰 상생경영 실천해야

상생은 기업경영에서 가장 세련된 전략이다. 남을 밟고 일어서는 것보다 남과 함께 일어서고, 그 과정을 통해 기업의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고 모범적인 전략이다. 이 점에서 지역과 함께한다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 돼야 한다.

'가래질도 세 사람이 한마음이 돼야 한다'는 옛 속담이 있다. 나 자신만을 생각해 마을 공동부역에 참여하지 않는 농민이 많다면 그해 풍년을 기약할 수 있겠는가.

충북을 향한 롯데의 '더 통 큰 상생경영' 실천이 요구된다. 그것만이 롯데가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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