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질서한 나들이 관행부터 고치자

2014.04.03 17:22:50

청주시민들의 벚꽃나들이가 한창이다. 상춘객들의 발길이 곳곳에 이어지고 있다. 청주 무심천 벚꽃나들이는 낮부터 밤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시민의식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무심천은 지금 활짝 핀 벚꽃으로 화창하다. 다정하게 손잡은 연인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온 가족들, 친구들과 삼삼오오 벚꽃 구경을 나온 사람들로 분주하다. 벚꽃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한 마디로 꽃구경이 한창이다.

그런데 참 아쉽다. 무심천 도로변, 특히 롤러스케이트장은 밤마다 술판을 벌이는 장소로 변했다. 쓰레기 무단투기는 예삿일이 됐다. 빈 소주병과 맥주병도 나뒹굴어 위험하다. 청소년 흡연과 주취폭력도 다반사다. 급기야 화재까지 발생했다. 기분 좋아야 할 공공장소가 피하고 싶은 위험장소로 전락했다.

물론 경찰이 나서 위험요인 제거에 나서고는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1부서 1공원 갖기 운동을 통해 무심천 공원 등 광장정비 활동 등에 나서고 있다. 무심천의 체감치안을 높이기 위해 다음 달 초부터 자전거 순찰대와 방범순찰대 등의 경력도 배치할 예정이다.

청주시 역시 지난달 31일부터 벚꽃 만개 기간 동안 환경관리원 등으로 구성된 특별기동반을 가동하고 있다. 무심천변을 중심으로 환경정비를 실시하고 있다. 불법노점 발생 우려구역에 관련행위 금지에 관한 현수막과 표지판도 설치했다.

기초질서는 말 그대로 우리가 생활 속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회예절이다. 하지만 가장 잘 지켜지지 않은 질서이기도 하다. 자신만 생각하고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이기심 때문에 지켜지지 않는다.

사소하고 경미한 범죄라도 방치하면 나중에 더 큰 범죄를 불러온다. 질서나 체계가 정연하지 못하고 어지러우면 또 다른 범죄의 시발점이 된다. 청주시민부터 기초질서를 준수해 선진문화질서 확립에 나서야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무심천 벚꽃질서부터 바로잡았으면 한다.

무심천은 청주의 중요한 휴식처다.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청주시나 경찰차원의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 시민들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되돌아온다. 시민 중심으로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여 나갈 필요가 있다.

시민들도 이제 나만의 편리함을 좇을 게 아니다. 모두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무심천 벚꽃놀이가 지속 가능하도록 하려면 스스로 잘 가꿔 나가야 한다. 물론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무질서가 계속된다면, 과태료 부과와 같은 행정적 강제를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시민의 뜻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깨어진 유리창 이론'을 잘 새겨야 한다.

모처럼 귀중한 시간을 내 찾은 무심천이 실망과 낭패의 장소가 돼선 곤란하다. 부디 무심천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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