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위력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2014.06.08 17:20:27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는 보는 이에 따라 다소 다르다. 현재의 광역단체장 보유 현황에 비하면 새누리당은 이번에 다소 약진했다. 투표 전 제기됐던 '여당 비관론'을 생각하면 선전한 셈이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많다. 취임 후 1년 넘게 지속된 박근혜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은 민심의 호된 시험을 치렀다고 할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많은 이의 예상에 미달하는 결과를 보였다. 서울과 충청권을 지켰지만 약진에는 실패했다.

충북에서는 새정연 이시종 후보의 신승으로 끝났다. 충북지사 선거와 달리 도내 11곳 기초단체장 선거는 새누리당의 압승이었다. 무엇보다 초대 통합청주시장 당선 의미는 아주 크다. 무소속 약진도 눈에 띄었다.

여야는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여당도 믿을 수 없고, 야당은 더 믿을 수 없다는 게 이번 지방선거에 나타난 민심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0일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던진 메시지다.

특히 교육감 선거 결과는 민심의 추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진보 성향의 인사들의 약진은 변화를 바라는 세월호 민심의 반영이다. 정부와 여당은 6·4 민심을 진솔하게 받아들여 국정개혁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 스스로 모든 것을 바꾼다는 심정으로 관료사회를 점검해야 한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민심이 여당에 비판적이라면 야당에 표가 몰려야 맞다. 그러나 6·4 표심은 그렇지 않았다. 그나마 챙긴 야당 몫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반감에서 얻은 반사이익이다. 새월호 정국에서 야당 역시 정부와 여당에 못지않게 무기력했다.

여야는 이제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새 국정운영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야당은 미래지향적인 수권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여야가 이번 지방선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자명하다.

민심은 세월호 참사책임을 여당에 무겁게 짚어줬다. 동시에 새로운 국정동력을 허용하는 흐름을 보여줬다. 현 정부 앞에 놓인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달라는 준엄한 요구가 표심에 새겨져 있다. 야당은 민심이 곧바로 야권 지지로 전환되지 않은 배경을 알아야 한다.

당선자들은 앞으로 임기동안 거리에서 접한 민심을 반드시 지역살림에 반영해야 한다. 주민과 민심을 직접 만나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 지역 일꾼임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민심의 준엄함을 새겨 각각의 정치적 과제를 재점검하고 실천해나가야 한다. 서로 협조할 것은 가슴을 열고 풀어가는 정치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어나가는 경쟁을 펼쳐나가야 한다.

국민이 이번 선거결과를 통해 주문하는 내용은 뻔하다. 국가개조와 정치개혁, 민생 돌보기 등이다. 정치권의 속내를 모두 꿰고 주문하고 있다. 앞으로 정치가 발전할수록 민심의 위력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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