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AI여파…음식점들 '죽을맛'

소비불안…한우·백숙 전문점 매출 30%나 급감

2008.05.11 21:33:53

청주지역의 한 쇠고기 전문 음식점이 '한우만 취급합니다'란 문구를 내걸고 영업을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11일 휴일 저녁에도 불구하고 광우병 불안으로 인해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김태훈 기자
외식이 증가하는 5월이지만 광우병,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청주지역의 관련 음식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100% 한우만 취급합니다’, ‘닭고기 75도 이상에서 5분간만 끓이면 안전합니다’는 차별화 된 홍보 전략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광우병의 심각성이 언론 등을 통해 위험성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

청주지역의 한우 전문점과 쇠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닭 백숙 음식점 등이 예년에 누리던 5월 특수는 커녕 개점휴업 상태까지 보이는 등 사상 최악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의 한우 전문 음식점의 경우 지난달 매출의 30%도 올리지 못한 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 음식점 관계자는 "한우만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들에게 공급하고 있지만 단골손님을 제외한 일반 손님들은 의심 때문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며 "최근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한우라 해도 믿질 않는다"고 한숨을 지었다.

또 한 쇠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경우는 아예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휴업을 해야 할 지경이다. 비교적 안전하다는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미국산인지 모른다는 소비자들의 의심이 한층 더 커졌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유명한 한우 전문점의 매출 또한 절반 가까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더욱이 설렁탕과 갈비탕, 도가니 등 쇠고기의 뼈를 고아 육수를 만들어 내는 음식점 등은 쇠고기의 뼈를 이용한 음식 때문에 개점 휴업 상태까지 방불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골 전문 음식점의 한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로 인한 소비자들의 의심과 불신은 끝이 없다”며 “당장 매출에 대한 지장이 없는 업소라도 광우병으로부터 안전성에 대한 의심의 화살이 언제 돌아올지 몰라 모든 음식점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청주지역의 패밀리 레스토랑, 햄버거 등 패스트 푸드 외식업체들에게도 고스란히 불똥이 튀고 있다.
외식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산 쇠고기 사용 여부에 대한 문의전화 등이 밀려들고 있을 정도”라며 “아직 매출 감소까지 큰 영향을 끼치는 상황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발길이 차츰 끊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금류 음식점들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

청주시 용암동의 한 백숙 전문 음식점은 예년에 비해 매출이 30%까지 급감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음식점 사장은 “평소에 비해 손님이 절반도 안된다. 끓여 먹으면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도 불안해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난 2003년과 2006년에 이어 2~3년에 한 번씩 이런일이 발생했지만 이번의 경우는 눈에 보일 정도로 타격이 크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와 관련, 외식음식점들은 “최근 광우병으로 인해 매출 영향을 받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있거나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최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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