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선 더 이상 지방의회 구태 없어야

2014.06.22 15:23:53

보기 싫은 싸움 구경 중 가장 대표적인 게 감투싸움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지방의회에서 감투싸움이라면 더 그렇다. 그런 일이 충북의 지방의회에서도 벌어지려 해 안타깝다.

충북 지방의회의 경우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대부분의 광역•기초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했다. 여대야소 구도를 이뤘다. 그러다 보니 새누리당 소속 당선인들 가운데 의장과 부의장 등을 놓고 벌써부터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통상적으로 다수당이 의장을 차지하는 관행 때문에 더 하다.

새로운 지방의회 4년의 임기는 아직 시작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전반기 의장단 후보군의 물밑싸움은 치열하다. 충북도의회에선 여성 당선인들을 포함해 4~5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자칫 후보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까지 예측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소수의 새정치민주연합 단일 후보가 전반기 의장에 당선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통합 청주시의회에서도 청주·청원 등 출신지역 별로 초대 시의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청주시청 공무원과 동료 시의원 사이에서 청주권 의장을 강권하고 있을 정도다. 청원권 역시 단일후보 추대 방침을 피력하는 등 지역 간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청주와 청원의 통합 정신이 무색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역주민들의 시선은 따가워지고만 있다. 의정활동 경쟁을 해야 할 의원들이 자리다툼에만 신경을 쓰니 당연한 반응이다. 그동안 지방의회 일부 의원들은 온갖 병폐를 양산하면서 지역주민의 불신과 비난을 자초했다. 결국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불러일으켰다.

우리는 충북의 지방의회에서 벌어지는 감투싸움 중단을 권고한다. 그 대신 지역과 주민을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의 목소리를 내놓을 것을 요청한다. 의장단도 그런 목소리를 내는 인물들로 구성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과 주민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의장단은 해당 의원들끼리 자율적으로 정해 대표를 뽑는 일이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자기들끼리 자리다툼 인상이 짙어지면 지역주민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 다음 결과는 말을 안 해도 뻔하다. 지금 당선인들이 해야 할 일은 자리다툼이 아니다. 지역주민들이 바라고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수렴하는 일이다.

우리는 6•4지방선거가 끝난 뒤 본란을 통해 차기 지방의회 의장단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주민을 위한 합리적 원 구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 의견엔 지금도 변함없다. 충북도의회가 됐든, 통합청주시의회가 됐든 합리적 합의에 따라 의장단이 구성돼야 한다고 판단한다.

지방의회는 지금 지역주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감투싸움은 주민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다. 지방의회 스스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인 지방자치를 허물고 있는 것과 같다. 구태를 답습하지 말고 화합의 지방의회로 거듭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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