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근절되지 않는 이유 따로 있다

2014.06.22 17:49:56

민종기 경감

음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얼마전 지방선거 단체장 후보가 보육교사들을 공무원으로 전환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전국 23만명으로 엄청난 규모다.

이들 중 2013년도 경찰청에 적발된 허위 보육교사 취득자가 28명이었다. 이들보다 더 큰 문제는 수료증과 자격증을 발행해 주는 보육교사교육원과 한국보육진흥원일 것이다.

보육교사교육원과 한국보육진흥원은 보건복지부 소관 업무로 시·도지사가 관리감독하고 있다.

적발된 김해보육교사교육원 같은 경우 경남도청에서 감사를 해야 함에도 감사를 했다는 근거가 전무하다. 도청은 김해보육교사교육원에 학생들의 등록명단, 입학원서, 시험성적, 출석부, 실습대장, 학번 등이 일체 보관돼 있지 않고 교육이 명확히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없음에도 교육원장이 1인당 200~300만원을 받고 도지사에게 보고를 하거나 규정이 없는 주말반을 운영했다며 허위 발급한 수료증 취득자가 다수가 있음에도 한 명도 적발을 하거나 등록명단등 장부 비치를 할 것을 행정처분 한번 한적이 없다.

이러한 실태가 김해보육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된다. 보육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수료증을 허위로 발급해 줄 수 있고 감독기관인 보건복지부, 시·도지사의 관리감독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허위자격증이 얼마든지 발급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보육교사자격증 발급을 위탁받은 한국보육진흥원에서도 보육원에서 발급된 수료증만 믿고 발급을 해줄 수밖에 없다는 변명이다.

전국 74개 보육교사교육원에서 얼마나 많은 허위보육교사자격증이 발급되어 전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활동하며 기본 교육이 안된 짝퉁 보육교사들이 과연 어린이들을 얼마나 잘 돌볼 것으로 생각되는가. 보건복지부에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교육원을 바로 잡지 않으면 아동학대는 절대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짝퉁 보육교사들이 계속해 양산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두가지로 함축해 보면, 첫 번째는 보수의 현실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보육교사를 꿈꾸는 전문대 이상의 관련학과 졸업생들이 150만원을 전후하는 월급여에 만족하지않고 다른직업을 찾다보니 정작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단기 1년 졸업이 가능한 보육교사교육원, 사이버강좌 수료생들이 단기 실습을 통해 보육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들 모두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교육과정의 허점을 이용해 불법으로 수료증을 취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열악한 근무 환경에 있다. 보육교사들은 일주일에 1~2회 오전 7시30분경부터 통학버스 지도라는 명목으로 영·유아들의 통학버스 지도를 하고 야간에는 늦게 퇴근하는 부모들을 위해 심지어는 밤 10시까지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럼에도 수당은 현실에 맞지 않게 지급되고 있다보니 스트레스가 자연히 아이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는걸까? 보육교사 꿈을 가지고 전문대 이상의 보육학과를 졸업한 유능한 보육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인력을 어린이집으로 유입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 학과 출신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보수와 근무환경을 개선하면 될 것이다. 굳이 보육교사들에게 공무원으로 승격시켜 주지 않아도 보수와 근무여건만 현실화 된다면 짝퉁 보육교사들에게 내 아이가 짝퉁 보육을 받고 인성이 삐뚤어 지고 있지는 않는지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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