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가 더 걱정이다

2014.06.24 13:57:34

올 하반기 우리 경제가 걱정이다. 국내외 안팎으로 암초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논란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여전히 어수선하다.

갖가지 산재한 정치적 난제들을 풀어나가야 하는 청와대는 지금 흡사 정국 컨트롤타워로서의 면모를 상실한 채 곳곳에서 터지는 사건들로 '정국의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난파선 같다. 정부와 정치권도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폭발위험 안은 경제상황

경제정책은 더욱 그렇다. 제대로 된 처방을 하지 못하면서 시름시름 앓고 있다.

내수는 엉망이고 수출은 원화강세로 위기에 처했다.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인 현오석 경제팀이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 결과 직장인은 기업의 인적 구조조정으로 인해 길거리로 쫓겨나고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우성이다.

경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난 5월 실업률이 3.5%로 작년 같은 달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 수도 95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4천명(19.3%) 늘었다. 통계청 자료다.

경기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올 하반기에도 실업률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체감지수는 더욱 심각하다. 지역 여행업계와 요식업계, 유통업계는 유래 없는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해 말부터 점차 살아나던 경기가 최근 환율 하락에 따른 원화강세 영향으로 내수경기와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마저 위협받고 있다.

지자체와 교육계, 공공기관들의 각종 행사 취소와 모임 자제로 인해 이벤트업계는 물론 음식점의 매출도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월드컵 특수도 옛말이다.

충북경제계의 대표격인 노영수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본보 기고를 통해 내수경기가 1990년 후반의 국제통화기금(IMF)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체감지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대외변수 역시 예상치를 총족 하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3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 일본의 성장률이 줄줄이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국제통화기금은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0%로 대폭 낮췄다. 선진국 성장률을 한꺼번에 0.8%포인트씩이나 낮추는 것은 이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2%로 0.3%포인트 낮춘 바 있다.

중국 또한 1분기 성장률 역시 목표치인 7.5%를 하회하는 등 경착륙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저물가에 큰 폭으로 기여했던 국제 유가도 이라크 내전으로 점차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데 정치권은 여전히 한심스런 행태만을 보여주고 있다. 자당 승리와 당리당략만이 난무한다.

IMF환란 잊지 말아야

경제와 민생 챙기기는 없다. 척하는 화려한 수식어뿐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법안은 70개가 넘는다. 일자리 창출과 내수 활성화와 직결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3년째 낮잠을 자고 있다. 여야 정쟁 속에 장기간 방치된 부동산 관련 법안도 숱하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는 올해 3월 국토교통위원회에 접수됐지만 아직 상정조차 못한 상태다.

경제문제는 경제적인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 이념의 꼬리표를 붙이거나 편가르기식으로 대응하면 경제회생은 물 건너간다.

여야는 국회 서랍 속에 잠든 법안들을 하루속히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

공공분야가 먼저 나서야 한다. 대기업의 투자확대가 필요하다. 소비심리 회복도 절실하다.

지난 1997년 환난이후 우리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정치권이 지금처럼 제구실을 못한다면 제2의 외환위기는 언제든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이제는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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